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윤대경(30)이 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마침내 억대 연봉 반열에 올랐다. 보다 더 큰 책임감을 안고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윤대경은 2013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65순위로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했다. 이듬해 투수로 전향했지만 한 번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입대했다. 군복무 도중 방출 통보를 받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윤대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도중 한화 스카우트의 눈에 띄었고, 다시 기회를 받게 됐다.
그렇게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 윤대경은 2020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55경기 51이닝 5승 무패 7홀드 평균자책점 1.59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부임한 후 윤대경의 활용도는 더욱 커졌다. 선발 투수, 필승조 등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다만 선발 투수로는 정착하지 못하고 불펜 투수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1년 43경기 77⅔이닝 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을 냈다.
2022년엔 25경기 75⅓이닝 4승 9패 평균자책점 7.53으로 부진했지만 지난해 최원호 감독이 부임한 후 다시 기량을 뽐냈다. 47경기 47⅔이닝에서 5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나은 시즌을 보냈다.
그 결과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윤대경은 "아직 첫 월급이 들어오기 전이라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계약 당시에 정말 너무나도 기뻤다"며 "연봉 1억원이라는 것이 야구선수에게는 상징적인 의미이다 보니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고, 이제 나도 더 열심히 하면 더 큰 연봉을 받을 수 있겠다는 욕심과 자신감이 생겼다. 거기에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신 팀에게 큰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그야말로 드라마를 썼다. 처음 한화에 왔을 당시 최저연봉을 받던 선수가 1군 데뷔 4년 만에 억대 연봉 신화를 쓴 것이다.
윤대경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연봉 1억은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운도 많이 따랐고, 생각지 못한 기회도 많이 받아서 지금 호주에서 캠프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연봉 2억원을 위해 노력하면 현실로 다가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좌절도 많이 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은 내가 이런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연봉 이상의 수확이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도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윤대경은 "나는 복이 많았다. 많은 분들에게 도움도 받고 기회도 얻었다"고 돌아본 뒤 "당시 송진우 코치님이 '너에게는 체인지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해 주셔서 반년 동안 매일 훈련 끝나고 나머지 공부하듯 체인지업을 파고 들었다. 나에게 필요하다고 하니 정말 체인지업 한 우물만 계속 팠던 것 같다. 매일 한박스씩 체인지업을 던지니 힘도 들었지만 지금은 그게 내 새로운 무기가 됐다. 그 시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프로에 오지 못한 선수들이나 방출당한 선수들에게 윤대경의 모습은 분명 귀감이 될 터.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는 "난 방출도 경험한 선수다. 어쩌면 막연한 얘기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한번은 꼭 온다고 믿었다. 나 같은 경우는 시행착오를 굉장히 세게 겪은 케이스다.(웃음) 그리고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보다 지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선수들이 몇 배나 더 많다. 그런 선수들이 거기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더 단단해지게 만드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며 따뜻한 응원을 전했다.
억대 연봉의 기쁨은 뒤로하고 이제 새 시즌을 준비하는데 전념하려 한다.
특히 지난해 윤대경은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았지만 어깨 통증을 겪으며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힘이 아닌 운으로 상대와 승부하는 느낌이 컸다.
윤대경은 "나에게 지난 시즌은 '경각심'의 한 해였다. 솔직히 운 좋게 꾸역꾸역 막아내는 느낌이었는데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경각심이 들었다. 내 공으로, 내가 가진 무기로 상대 타자와 승부해야 하는데 운으로, 뭔가 힘겹게 막는 투수는 신뢰감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후반기를 기억하면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힘 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경기와 이닝에 나가는 것이다. 그걸 위해 지금 부상관리와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나는 내 퍼포먼스를 기복 없이 유지해야 한다.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간다면 다른 성적은 알아서 따라와 줄 것이라 믿는다. 팀이 이기는 경기에서 안정감 있게 뒤를 받쳐주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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