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중이 추천한 ‘하치노헤’에 다녀왔다 “일본의 새로운 보물을 찾아서”

사바노에키의 고등어회, 왁자지껄 일요아침시장, 다누사시해안 산책

사바노에키의 3종 고등어회 /이지혜 기자
사바노에키의 3종 고등어회 /이지혜 기자

[마이데일리=하치노헤(일본) 이지혜 기자] 하치노헤, 그곳엔 인상적인 바닷바람과 곶, 고등어회·멍게 등 맛있는 해산물 요리가 있었다. 왜 동방신기 김재중이 “포항 같다”고 말한지 알 것 같았다.

본래 이 이야기는 작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엔데믹(풍토병화)을 맞아 일본관광청이 마련한 여행 홍보 행사에 참석했을 때다. 김재중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기에 토크쇼 게스트로 초대됐다. 사회자는 이날 주제이기도 한 ‘일본의 새로운 보물을 찾아서’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재중은 “하치노헤는 일본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고 언제든지 또 가고 싶은 곳이다”며 “한국에서는 포항을 좋아하는데 비슷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대부분은 아마 하치노헤란 이름 자체를 처음 들어봤을 법하다. 또 일본관광청 담당자 역시 김재중이 여행명소가 아니라 일본인에게조차 낯선 공업도시 이름을 말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겠다.

김재중은 일본여행지로 하치노헤를 추천했다. /일본관광청
김재중은 일본여행지로 하치노헤를 추천했다. /일본관광청

아오모리현에 남동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하치노헤시는 내게도 10년 넘게 ‘위시 리스트’ 상단에 있는 도시였다. 일본 아이스하키팀 ‘프리블레이즈’의 연고지여서다.

그 사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유행)도 있었지만 못 가본 이유는 접근성 때문이다. 매일 항공편이 있어 방문하기 쉬운 도쿄·요코하마, 삿포로는 몇 번이고 다녀온 터였다. 

반면에 하치노헤는 가장 가까운 미사와 공항이 한국에서 직항이 없기도 하고, 아오모리 국제공항은 대한항공 단독노선으로 화·목·토요일 주3회 운항한다. 이 조건은 연차를 이틀 이상 써야 하고, 항공료는 비싸고, 현지에 머무는 시간도 하루 이상 사라진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대단하지 않은 걸림돌에 유예돼 오던 셈인데, 이날 김재중의 한 마디가 실행의 단초가 됐다. 만사 일이 성사되려면 부싯돌이 필요한 법이니까.

하치노헤역 앞에 위치한 프리블레이즈 홈경기장 '플랫하치노헤'/이지혜 기자
하치노헤역 앞에 위치한 프리블레이즈 홈경기장 '플랫하치노헤'/이지혜 기자

◇아이스하키팀 프리블레이즈와 홈경기장 ‘플랫 하치노헤’

요즘은 스포츠 팬들이 해외 원정 관람 가는 일이 많아졌다. 굳이 특정 선수의 광팬이 아니더라도 직관이 주는 현장감도 있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일도 즐겁다.

아이스하키는 야구나 축구, 심지어 배구·농구와 비교해도 팬이 한 줌밖에 안 되겠지만, 한국 아이스하키팀 HL안양 팬이라면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관람으로 하치노헤를 찾아봐도 좋겠다.

플랫하치노헤는 방문하기 전에 동영상·사진만으로 봤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NHL 경기장 못지않은 쇼타임 플레이스다. 관람석에서 보이는 링크의 시야와 경기장에 설치돼 있는 조명 등이 한국·일본에서 가장 관객 친화적이라고 꼽을 만하다. 

경기 관람에 대한 만족도 또한 높다. 전문가용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촬영만으로도 충분히 멋진 인증 사진을 건질 수 있다. 

플랫하치노헤는 관람객 친화적 경기장이다. /이지혜 기자
플랫하치노헤는 관람객 친화적 경기장이다. /이지혜 기자

이제 방문하는 법을 알아보자. 항공편만 놓고 보면 도쿄·삿포로에 비할 바가 아니겠으나, 일단 일본 현지에서 프리블레이즈의 홈경기장 ‘플랫하치노헤’를 찾아가는 일은 너무 쉽다. 신칸센 하치노헤역 바로 앞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항공편이 있는 도쿄에서 간다면 도쿄-하치노헤 신칸센으로 3시간이면 도착하니 서울에서 부산·마산 등을 여행하는 셈이다. 아오모리 직항을 이용했다면 신칸센으로 신아오모리-하치노헤가 30분 거리에 불과하다. 일본항공의 도쿄-미사와 단독 노선으로 방문해도, 리무진버스로 1시간여면 하치노헤역으로 갈 수 있다.

숙소를 잡는 일도 무척 쉽다. 역 바로 앞에 우리에게 친숙한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토요코인’과 ‘컴포트호텔’이 위치한다. 숙박료는 시기·객실조건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으나 1박 5800~8600엔 정도 수준이다.

다누사시해안 하코우식당 생멍게덮밥. /이지혜 기자
다누사시해안 하코우식당 생멍게덮밥. /이지혜 기자

◇‘인생 고등어회’를 만나버렸습니다 

하치노헤에 가기 전에 여행 가이드북을 구매했다. 여행명소가 아니다 보니 정보량이 정말 적었는데, 아오모리현 가이드북에 수록된 10여 페이지 정도가 전부였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가지 수로는 너무 적은데, 그 한 곳 한 곳이 모두 다른 지역의 여러 곳을 모두 뛰어넘는 찐맛집이었다. 그러다 보니 아오모리현을 대표하는 맛집 분야별 랭킹 다수에 하치노헤 식당이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유명 요리집을 두루 섭렵해봤을 김재중이 하치노헤에 가서 맛있는 거 먹는 걸 좋아한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됐다.

실제로 일본 요리 전문가와 미식 평론가 역시 하치노헤의 별미를 칭찬한다. 대표적인 리스트를 꼽자면 △하치노헤 마에오키사바 △오징어 △하치노헤 센베이지루 △이치고 니(멍게 지리)가 있다.

이 가운데 고등어회를 좋아해서 제일로 꼽히는 식당 ‘사바노에키’를 찾았다. 중심가에 위치한 이곳은 일하는 분들 모두 친절하셨고, 외국인 관광객이 딱히 많이 찾는 곳도 아닐진데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추천 받은 ‘사바 3종 모듬(모리아와세)’에는 초절임(시메사바), 미소, 간장으로 맛을 낸 고등어회가 나왔다. 고등어가 꽤 자기 주장이 강한 생선임에도 미소와 간장 맛을 음미하며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또 고등어회 꼬치구이(쿠시야키)와 지역 토산 사케를 시켜 마셨는데 무척 잘 어울렸다.

고등어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의외로 맛있게 잘하고 자주 가고 싶은 식당을 찾기 힘들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없었고 기억에 남는 맛을 경험한 적이 없어 아쉬웠는데, 사바노에키는 요즘 말로 ‘N차 방문’하고 싶은 곳으로 단숨에 자리잡았다.

하치노헤 다누사시해안./이지혜 기자
하치노헤 다누사시해안./이지혜 기자

또다른 식도락 명소로 핫쇼쿠센터가 있다. 도쿄 츠키지어시장 같은 대형 수산물 시장으로, 노량진 시장처럼 식재료를 구입해서 이를 구워 먹는 식당 구역이 옆에 붙어있다. 또 마음에 드는 생선회 재료를 산 후, 밥과 미소시루 등을 사서 해산물덮밥(카이센동)을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좀 더 특별한 즐길거리로 항구에서는 3월 중순~12월 일요일마다 ‘다테하나간베키’ 아침 시장이 열린다. 주차장 공간에 들어서는 일요 아침시장은 일출부터 아침 9시까지만 운영되는데 언제나 축제 분위기로 들썩인다. 생선구이, 센베이지루, 멍게(우니)라멘 등 먹을거리가 풍성하다.

하치노헤의 볼거리로는 다누사시해안을 첫 손에 꼽는다. 하치노헤역에서 단선 열차를 타면 해안길을 따라 철길이 이어져 창밖 풍광이 근사하다. 인위적인 관광지가 아니어서 무인 역에 내려 한가로히 산책하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군데군데 멍게덮밥, 해산물 파스타,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파는 맛집을 만날 수 있어 해안 트레킹의 즐거움을 더한다.

10년 넘게 방문하길 망설이던 곳인데, 이번 하치노헤 여행이 끝나자마자 3월 항공권을 구매해버렸다. 벌써부터 사바노에키의 시메사바 먹을 생각에 입에 침이 고인다.

일본 하치노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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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협조=일본정부관광국JNTO]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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