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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거취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일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류현진 측이 만남을 가졌다. 큰 진전은 없어 보이지만, 샌디에이고가 류현진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 모양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담당 데니스 린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새로운 거취를 찾고 있는 류현진 측과 샌디에이고가 만남을 가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겨울 매우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당시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불리던 잰더 보가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3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시작으로 '간판타자' 매니 마차도가 '옵트아웃'을 선언하자, 11년 3억 5000만 달러(약 4674억원), 2021시즌 16승을 수확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은 다르빗슈 유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442억원), 제이크 크로넨워스와도 7년 8000만 달러(약 1068억원)의 연장계약을 안겼다.
샌디에이고가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확실했다. 2022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진출하면서 월드시리즈(WS) 우승 가능성을 맛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투자는 대실패였다. 전력 보강을 위해 무리한 움직임을 가져갔던 샌디에이고는 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000만 달러(약 668억원)을 대출받을 정도로 재정적으로 문제를 겪게 됐고, 2023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매우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선발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2023시즌이 종료된 후 수많은 선수들이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벗었는데, 불펜의 경우 고우석과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를 영입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선발 문제는 심각하다. 아직 행선지를 찾지 못했지만,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은 블레이크 스넬과 이별은 확정적이며,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이상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모두 결별하게 됐다.
세 명의 자원이 이탈한 탓에 현재 샌디에이고는 미·일 통산 196승을 수확 중인 다르빗슈를 비롯해 조 머스그로브, 이번 겨울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마이클 킹을 제외하면 두 자리가 공석이다. 물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자리를 믿고 맡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선수는 부족한 편이다. 게다가 부상 선수가 나올 것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선발 투수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재정적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샌디에이고는 좀처럼 선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일단 선발 자원의 경우 불펜 투수들에 비해 훨씬 많은 지출이 필요하다. 샌디에이고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르는 까닭에 다른 구단들에 비해 비교적 일찍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5명의 선수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류현진이 샌디에이고와 가장 강력하게 엮이고 있다.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류현진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동안 통산 186경기에 등판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 2019년에는 29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올스타로 선정된 것은 물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랭크,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류현진은 재작년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1년 이상의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지난해 8월 마운드로 돌아와 건재함을 뽐냈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의 구속을 완전히 되찾은 것은 아니었지만, 11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남겼다.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과 관련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여전히 빅리그 타자들을 요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계약이 종료된 직후 KBO리그 복귀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아직 류현진은 빅리그 잔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샌디에이고와 류현진 간에 '연결고리'가 형성된 배경은 단지 현지 언론의 부추김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미국 '디 애슬레틱'의 데스니 린은 17일 "마이클 킹과 함께 뉴욕에서 온 랜디 바스케스와 조니 브리토가 샌디에이고의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될 수 있다"고 현재 샌디에이고의 선발 로테이션 문제를 짚으면서 "좌완 투수가 부족한 샌디에이고는 류현진과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실제로 접촉이 있었던 것.
샌디에이고 지역 라디오 '97.3 The Fan'에 따르면 A.J. 프렐러 단장은 지난 14일 스프링캠프지에서 류현진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당시 프렐러 단장은 "특정 투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류현진은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하는 투수다. 아시다시피 류현진은 지난해 부상(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왔고,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항상 류현진을 존경해왔다"고 거론했다.
하지만 '몸값'에서 이들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 애슬레틱'은 "두 번째 토미존 수술 이후에도 스캇 보라스의 고객(류현진)은 싼값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헐값에는 샌디에이고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짧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선보인 만큼 류현진 측이 몸값을 낮출 이유도 없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입단의 가능성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협상을 통해 서로가 만족할 만한 합의점을 찾는다면, 언제든 샌디에이고 입단도 가능하다. 이번 '디 애슬레틱'의 보도를 통해 확실해진 것은 류현진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계약을 찾고 있으며, 헐값에는 잔류하지 않겠다는 입장. 그리고 샌디에이고가 류현진과 만남을 가질 정도로 관심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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