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뎁스가 생겼다…54세 키스톤콤비가 없지만 있다, 주장 채은성이 찍은 ‘잘 하면 좋겠네’

적시타 정은원 '살아나는 타격감'/마이데일리
적시타 정은원 '살아나는 타격감'/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래 잘 하던 애들이잖아요.”

2월 초 한화 이글스의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주장 채은성(34)은 최근 부침이 있던 하주석(30)과 정은원(24)이 올 시즌 잘 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선수들이 잘 해야 팀이 강해진다”라고 했다.

정은원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마이데일리
정은원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마이데일리

하주석과 정은원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화 센터라인의 핵심이자 키스톤 콤비였다. 그러나 이제 두 사람은 주전을 장담하지 못한다. 하주석은 음주운전 사건 관련 페널티를 소화하는 사이 이도윤에게 주전을 넘겨줬고, 정은원은 극심한 부진으로 주전에서 내려간 케이스다.

올해도 유격수는 이도윤과 하주석의 경쟁 체제다. 2루수는 더 복잡하다. FA 안치홍이 왔고, 작년에 주로 중견수를 본 문현빈이 2루 안착을 노린다. 정은원까지 3파전이다. 안치홍이 1루도 가능하지만, 주 포지션은 2루라는 점에서 정은원이 2루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다.

실제 정은원은 멜버른에서 줄곧 외야 수비훈련을 소화했다. 문현빈은 내, 외야를 오가는 유틸리티 요원의 삶을 준비하고 있다. 하주석은 대타의 삶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다. 지난 17~18일 호주와의 평가전서, 전직 키스톤은 각자 다른 역할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17일 경기의 경우, 정은원이 1번 좌익수, 하주석이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8일에는 외야가 좌익수 이명기, 중견수 이진영,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로 구성되면서 정은원은 벤치에 앉았다. 하주석 역시 이도윤이 8번 유격수로 나가는 바람에 벤치에 앉았다.

그런데 하주석과 정은원 모두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소화했다. 정은원의 외야 수비는 나쁘지 않았고, 하주석은 18일 경기서 2-2 동점이던 6회초에 역전 1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경기 중반에 들어가 제 역할을 수행했다.

호주와의 2연전을 한화 유튜브 채널 이글스TV를 통해 중계한 KBS N 스포츠 김태균 해설위원은 하주석의 타격 자세, 밸런스가 17일보다 18일에 좋았다고 했다. 패스트볼에 여전히 강점을 보이는 타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결국 한화에 진정한 의미의 뎁스가 생겼다. 돌려막기에 필요한 뎁스가 아닌, 자체적으로 전략적인 취사선택 행위를 하는, 그 뎁스가 생겼다. 과거 한화에 상상하기 힘든 그림이다. 그러나 한화도 젊은 팀으로 거듭났고, 건전한 긴장관계 및 상대성에 의한 대응력 향상 등 조금씩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호주와의 두 차례 평가전서 확인했다.

하주석/마이데일리
하주석/마이데일리

하주석과 정은원이 올해 바뀐 역할을 소화하면서 팀에서 가장 좋은 타격 생산력을 보여준다면? 왕년의 키스톤이 다시 뭉치지 못해도 그에 걸맞은 보상도 받고, 한화도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다. LG에서 뎁스의 힘을 충분히 느끼고 온 주장 채은성이 하주석과 정은원이 잘 하길 바라는 건 이런 이유도 있다고 봐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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