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SON의 슬기로운 재활치료] ‘현대병’ 손목터널‧마우스 증후군, 발병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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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었다. 설 연휴를 전후로 손과 손목을 많이 사용하여 손이 아프고 저리다고 호소하는 주부들이 병원을 많이 찾아온다. 주부가 아니더라도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인 손 저림에 다양한 원인이 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이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일종의 현대병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오랜 역사를 가진 질병이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도 한동안 고통을 겪었을 정도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을 괴롭혀 온 질병이다. 그러나 컴퓨터와 휴대폰 등 첨단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부쩍 늘어난 질환이다. 그래서 ‘마우스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컴퓨터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면 손과 손목에 많은 무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수근관(手筋管: 손목터널)을 통해 손목을 지나 손으로 가는 정중신경(正中神經)이 눌리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근관은 손목의 손바닥 쪽이 오목한 고랑을 이루는, 뼈와 인대로 이루어진 작은 통로다. 이곳에는 손의 감각과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 중 하나인 정중신경 외에도 여러 힘줄과 혈관들이 지나간다. 여러 원인에 의해 이 비좁은 통로가 더 좁아지고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면서 손에 저린 느낌, 통증, 감각 이상, 근력 저하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저린 느낌이나 타는 느낌 등 통증과 감각 이상은 주로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을 시작으로 셋째 손가락 혹은 새끼손가락까지, 그리고 손바닥에도 나타나게 된다. 신경의 압박이 심하거나 증상이 오랜 기간 진행한 경우 근력 저하나 근육 위축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주로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근육에 영향을 주어 물건을 집어 올리거나 잡는 힘이 약해지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물건을 쥐는 동작을 할 때, 손목을 굽히고 펴는 동작을 많이 할 때, 운전대를 잡을 때처럼 손목이 젖힌 채로 장시간 있을 때, 잠을 자고 있을 때 더 심해진다. 환자들은 밤잠을 설치고, 증상을 줄여보고자 수시로 손을 털게 된다고 호소한다.

손목통증 증후군을 생기게 하는 위험인자는 다음과 같다.

1. 구조적 요인: 손목에 골절 혹은 탈구, 관절염으로 인한 변형, 염증성 질환으로 인한 부종, 종양 등이 수근관을 비좁게 만들면서 정중신경을 압박할 수 있다.

2. 직업적 요인: 컴퓨터 사용 등 손목을 많이 움직이는 업무, 추운 곳에서 일하는 경우, 드릴 등 진동하는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들이 잠재적 위험요인이다. 그래서 주방 일이 많은 주부나 요식업 종사자, 미용사, 재봉사, 디자이너, 엔지니어, 공사장 인부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피아노는 물론 바이올린 등 현악기 연주자들에게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질병이다.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업의 경우 대부분의 마우스가 손목이 책상에 닿은 자세에서 손을 위로 꺾은 자세를 요구한다. 이 자세로 오랜 시간 일을 하면 수근관이 좁아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무거운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3. 성별: 여성에게서 더 흔하다. 여성의 손목이 대체로 남성보다 더 가는데다 가사 노동의 강도가 세기 때문이며 호르몬의 영향도 원인으로 꼽힌다.

4. 비만: 모든 질병의 위험인자인 만큼 비만이 빠질 수 없다.

5. 체액(몸의 수분)이 많아지는 경우: 임신, 신장질환 등 몸에 수분이 축적되는 상태에 있는 경우 부기로 인해 수근관의 압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임신 기간이나 폐경기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해당 시기를 넘기면 자연스레 좋아지기도 한다. 만성신부전이나 갑상선질환 등 몸이 붓는 질환에서도 수근관의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6. 다른 질환: 당뇨 등 신경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등 염증성 질환, 갑상선질환, 만성신부전, 림프부종 등이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의 치료와 관리에 대해 설명하겠다.

'Dr. SON의 슬기로운 재활치료'필자인 손영석 왕십리본정형외과 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재활의학과 외래교수이다. 마이데일리에 격주로 건강칼럼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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