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미통산 176승 레전드가 돌아온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37) 효과는 단순히 수치로 계량화하기 어렵다.
한화는 늦어도 21일 류현진과의 약 170~18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대략적 합의는 끝났고, 세부사항 조율 및 구단의 재가만 남았다. 류현진은 2012시즌 이후 12년만에 한화에 돌아오며, 한화는 올 시즌 5강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아울러 류현진의 복귀는 KBO리그에 무수한 스토리를 낳을 전망이다.
한화 내부적으로 류현진의 복귀가 반가운 건, 류현진이 한화를 리빌딩 팀에서 윈나우 팀, 5강 컨텐더로 끌어올린다는 의미가 크다. 정확하게 말하면, 류현진이 한화 마운드에 일종의 ‘걸어다니는 선생님’이 될 게 확실하다.
프로 선수가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게 아이러니컬한데, 코치들에게 흡수하는 것과 선배들과 부대끼며 흡수하는 건 엄연히 다르다. 코치 1~2명이 수십명의 선수를 가르치기도 어렵고, 선수들이 코치의 어드바이스를 100% 받아들이길 기대하는 것도 순진한 발상이다. 프로라면 자신의 노하우, 기술이 명확해야 한다.
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78승, KBO리그 98승이란 커리어가 확실하다. 실생활, 시즌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의 루틴 등 한화 젊은 투수들에겐 ‘걸어 다니는 선생님’이다. 한화 젊은 투수들이 투수코치의 어드바이스 이상으로 자연스럽게 와닿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코치가 선수를 1대1로 쫓아다니며 음식을 떠먹여줄 수 없고, 선수는 훌륭한 선수의 사소한 부분이라도 보고 느끼며 와닿는 부분이 많다면, 그게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다. 그래서 베테랑, 좋은 선수의 가치는 그라운드에서만 계량화할 수 없다.
한화는 특급 토종 영 에이스 문동주를 필두로 김서현, 황준서 등 특급 유망주, 김기중, 남지민 등 가능성 넘치는 영건이 많다. 이들이 류현진을 만날 때 기대되는 무형의 성장 효과가 당장 2024시즌에 표면적으로 드러날 전력 향상 이상으로 한화 야구의 힘이 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의 복귀로 한화가 당장 5강 싸움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류현진이 젊은 투수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5년 뒤, 10년 뒤 한화 마운드의 내실 향상에 기여하는 것도 눈 여겨 봐야 한다. 2024시즌 성적 이상으로 구단의 미래를 밝게 하는 촉매제다.
한화가 류현진에게 역대 최고대우를 안기려고 하는 건, 당장 2024시즌 성적을 넘어 팀의 체질과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일종의 ‘히스토리 체인저’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12년만의 한화 복귀는, 보통 선수 1명의 복귀와 결이 많이 다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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