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태군이 계약 마지막 시즌에는…”
KIA 타이거즈는 작년 7월 어렵게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김태군(35)을 향후 2~3년간 주전으로 활용한다. 박동원(LG 트윈스) 케이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비FA 다년계약 협상에 나섰다. 결국 시즌이 끝나기 직전에 3년 25억원 계약을 맺었다.
당시 심재학 단장은 김태군이 2025시즌까지, 2년간 무조건 주전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26년에는 백업들이 김태군을 끌어내릴 정도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김태군이 KIA 안방의 안정감을 더하는 동시에, 후배들이 성장하는데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시간도 벌어주길 바랐다.
김태군은 정확히 그 역할을 이행한다. 이적 후 공수에서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KIA의 5강 싸움을 진두지휘했다. 타격에선 밀어치는 능력으로 생산력을 챙겼다. 수비와 주자 견제, 경기운영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김태군은 후배 포수들, 야수들, 투수들의 성장에도 직, 간접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후배 포수들에겐 기본을 강조했다. 훈련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투수들에겐 자신을 절대적으로 따라와 달라며, MZ 세대 특유의 개인주의는 통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모든 선수에게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당당하게 자신에게 말해달라고 했다. 한편으로 새로운 구종을 연마하는 2년차 윤영철을 두고 “대견하다”라고 했다.
KIA는 유독 안방 리빌딩이 원활하지 않았다. 김태군이 있는 이번 3년의 계약 기간이, 뭔가 획기적 성장을 이뤄낼 기회다. 결국 작년 1번 백업 한준수(25)에 한승택(30), 주효상(27) 등의 기량이 올라와야 포수왕국이 완성된다.
이들의 나이만 봐도 마냥 적지 않다. 한승택은 30대에 접어들었고, 주효상도 20대 후반이다. 뭔가 제대로 보여줄 시기가 됐다. 한승택은 안정감 있는 수비에 비해 타격이 아쉬웠고, 주효상과 한준수는 타격에 강점이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 좀 더 경험과 안정감을 쌓을 필요가 있다.
올해 KIA는 2010년대 중반 배터리코치로 활동한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를 다시 영입했다. 캔버라 캠프에서 봤던 다케시 코치는 50대 후반의 베테랑 코치. 그러나 포수들을 일방적으로 이끌지 않았다.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는 등 젊은 포수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기본적인 블로킹, 캐칭 등 수비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한승택, 주효상, 한준수는 나란히 오키나와 캠프로 넘어갔다. 이제 희비가 엇갈릴 시간이 다가온다. 1군에 포수를 4명씩 두는 구단은 없다. 3대1의 경쟁이다. 김태군과 김태군의 백업포수 1명으로 한 시즌을 운영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오키나와 캠프는 실전 위주다. 경기력을 고스란히 비교할 수 있는 무대가 잇따라 잡혔다. 25일 KT 위즈전은 출발이었다. 세 사람은 나란히 출전했다. 주효상이 선발 출전해 볼넷만 2개를 골라냈다. 작년 타격부진에서 벗어날 신호탄을 쐈다. 한승택과 한준수는 경기 후반 나섰다. 한준수는 9회 유일한 타격 기회서 중월 2루타를 터트리며 특유의 타격재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주전포수 김태군을 가장 긴 시간 보좌할 포수는 누구일까. KIA가 훗날 포수왕국이 되기 위해, 김태군의 우산 속에서 극적인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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