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세팅 능력, 6418명 관중으로부터 박수"…ML 첫 타석→안타-득점, 이정후 향해 쏟아진 美 언론의 극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테이블 세팅 능력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 맞대결에 중견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2023시즌이 종료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겠다고 선언했을 때부터 'MLB.com'의 메인 페이지를 장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이정후는 이번 겨울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등과 함께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좌타자 외야수의 영입을 목표로 움직이는 대부분의 팀들이 이정후를 영입하기 위해 움직였고, 수많은 팬들이 이정후의 차기 행선지를 주목했다.

특히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직후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 당시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는 절반 이상의 구단이 이정후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고 밝혔고,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의 보도로 인해 보라스의 발언은 결코 '허풍'이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됐다. 이정후가 빅리그 구단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KBO리그 시절의 굵직한 활약, 각종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모습은 기본, 이번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주목할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훌륭한 커리어와 시장의 상황까지 이정후에게 모두 '호재'로 작용한 상황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이 이정후를 품에 안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당초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가 5000만 달러(약 668억원) 수준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무려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제시한 까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는 이 계약을 통해 단숨에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내에서 '연봉킹'으로 등극하게 됐고,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 2500만 달러), 다나카 마사히로(7년 1억 55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을 맺게 되자, 일각에서는 '오버페이'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였다. 반대로 샌프란시스코의 기대는 그만큼 크다.

밥 멜빈 감독은 지난 15일 스프링캠프 첫 훈련에 앞서 "만약 이정후가 오프닝 데이에서 리드오프에 배치되지 않는다면, 나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멜빈 감독은 '전설' 스즈키 이치로와 이정후를 비교하며 "두 선수 꾸준히 공을 맞추는 능력은 비슷하다. 삼진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나는 발이 빠른 좌타자를 선호한다"며 이정후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짧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적응의 시간을 가진 이정후는 당초 25일 시카고 컵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이정후가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옆구리 통증을 느낀 것. 다행히 우려할 만한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무려 1억 1300만 달러를 투자해 이정후를 품에 안은 만큼 샌프란시스코는 몸 상태가 완벽해 질 때까지 무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정후는 28일 마침내 예정대로 데뷔전을 갖게 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의 경기는 미국 현지에서도 중계방송이 없었던 탓에 이정후의 활약을 실시간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른 것은 분명했다. 이정후는 0-2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메이저리그 첫 타석에서 시애틀의 '1라운드' 출신 특급유망주인 조지 커비와 맞붙었다. 그리고 이정후는 1루수와 2루수를 모두 꿰뚫고,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정후는 후속타자 타히로 에스트라다의 타구에 실책이 발생하자 2루 베이스에 안착했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샌프란시스코의 첫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이정후가 밥상을 잘 차려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1회에만 무려 5점을 뽑아내며 경기의 흐름을 뒤집었다. 이후 이정후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이미 첫 타석에서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인 것은 분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런 이정후의 활약에 외신에서는 칭찬이 쏟아졌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는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과 경기에서 리드오프로 안타를 생산하며 테이블 세팅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번 겨울 6년 1억 13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선두타자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며, 6418명의 팬들로부터 멋진 박수를 받았다"고 칭찬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은 "이정후는 첫 타석 전부터 긴장을 느꼈을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다. 이정후는 첫 봄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며 "이정후는 2022년 KBO리그 MVP였는데, 지난 7월 발목 수술을 받으며 시즌 막바지 두 달을 거의 결장했다. 하지만 이정후의 중심은 좋아 보였고, 주루도 잘했다"고 평가,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는 한 번의 시범경기에서 꽤 많은 성과를 거뒀다. 첫 안타, 득점, 그의 스피드가 처음으로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웨이드 주니어는 "이정후는 방망이를 다루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그리고 매우 빠르다. 스트라이크존을 매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는 이정후가 리드오프로서 좋은 역동성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정후는 타석에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엄청난 규모의 계약을 맺은 만큼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정후는 첫 경기에서 확실히 임팩트를 남기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꾸준함을 증명할 차례. 이정후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어떠한 성적을 남기게 될까.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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