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가장 팀에 마이너스가 된 부분이…”
KIA 타이거즈 이범호(43) 감독은 통산 329홈런을 친 레전드 3루수다. 이범호 감독은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이자 데뷔전서 전임감독 시절과 확연히 다른 선발라인업을 내놨다.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이우성(1루수).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 대신 김태군이 들어가면 베스트라인업이라고 했다.
144경기 모두 이 라인업으로 치를 수 없다. 타격 사이클, 체력 관리, 부진 등 장기레이스에 변수가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 타선구성의 기본 틀이 이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포인트가 있다. 김도영을 본격적으로 중심타자로 키우고, 최형우가 6번 타순으로 내려갔으며, 김선빈과 이우성이 하위타선에 들어갈 정도로 막강하다.
이범호 감독이 바라본 포인트는 4번 나성범과 7번 김선빈이다. 나성범은 전임 감독 시절 주로 3번 타순에 들어갔다. 김선빈은 여러 타순을 오갔지만, 붙박이로 7번을 친 적은 없다. 이범호 감독은 이 대목에서 ‘셀프 팩폭’을 하며 KIA 공격력의 극대화를 위해 많이 연구한 흔적을 드러냈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에)가장 팀에 마이너스가 된 부분이, 2아웃에 (나)성범이가 2루타를 치면...좀 걸렸다. 선두타자가 성범이면 좀 덜 아쉬운데, 1회가 찜찜하고 꼬였다. 성범이를 4번에 넣을까 고민이 됐다”라고 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2년간 1군 메인 타격코치였다. 라인업 구성의 상당 부분을 전임 감독에게 보고하는 참모였다. 최종 결정은 전임 감독이 내렸지만 말이다. 이범호 감독은 작년의 결정에 ‘셀프 팩폭’을 하면서, 나성범을 3번타순에 두는 것보다 4번타순에 넣는 게 낫다고 확신했다.
이범호 감독의 생각은 이렇다. 나성범이 1회 2사 후에 첫 타석(3번 타자)에 들어서서 2루타를 치면, 후속 최형우, 소크라테스, 이우성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반면 나성범을 4번에 두는 건 결국 육상부 3인방(박찬호, 최원준, 김도영)을 1~3번에 놓는다는 의미. 이들은 원 히트 투 베이스에 단독도루 능력이 있어서, 자체적으로 1점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나성범의 장타가 나오면 경기 초반부터 대량득점이 가능한 흐름이 만들어진다는 생각이다. 이범호 감독은 “빠른 애들이 1~3번에 있으니까. 성범이가 2사 1루에서 (4번 타자로)타석에 들어서도 1점을 낼 수 있다. 팀이 그래야 강해진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렇게 되면서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를 중심타선에 넣어 책임감을 주고, 베테랑 최형우에겐 이젠 부담을 좀 덜어줘야 한다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이다. 그는 “형우를 편하게 해주고, 뒤에 선빈이가 있으면 된다. 애버리지가 좋은 선수가 7번에 있으면 유리하다”라고 했다.
여기서 두번째 포인트가 나온다. 7번 김선빈이다. 기본적으로 소크라테스와 최형우의 한 방이 터지면 빅이닝으로 갈 가능성이 크고, 김선빈이 애버리지를 보여주면 8번 타순에서 공격이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범호 감독 생각이다. 그러면 9번 타자로 다음 이닝을 시작할 수 있으니 좋다는 시선이다. 이우성에 대한 믿음도 확고하다는 의미.
이범호 감독은 “6~7번 타자는 투아웃에 찬스가 많이 걸린다. 애버리지 높은 선수가 7번을 치면, 8번까지 이어져서 8번으로 끝날 수 있다. 그래서 4번과 7번이 포인트다. 7번이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8번에서 끝나는 게 좋다. 시작을 8번에서 하는 것보다 9번에서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KIA 라인업에서 가장 약한 타순이 8번이다. 김태군은 컨택, 한준수는 일발장타가 있어서 다른 팀 포수들보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막강한 KIA 라인업에선 상대적으로 가장 약한 타순인 건 사실이다.
때문에 확률상 7번까지 흐름이 이어지고 8번에서 끊길 때 다음 이닝에도 득점 확률이 높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생각이다. 4번 나성범과 7번 김선빈이 올 시즌 KIA 타선의 핵심인 이유다. 물론 베스트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붙긴 하지만 말이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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