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낙길 노원구유소년야구단 감독 "자신감이 곧 실력…오늘보다 나은 내일 위해 계속 달릴 것"[일구일행인터뷰-6]

공부하고 소통하는 준비된 유소년야구 지도자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과 계속 성장할 것"

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마낙길 감독이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심재희 기자
마낙길 감독이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심재희 기자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마이데일리 = 수락산스포츠타운야구장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 여섯 번째 초대 손님은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마낙길(35) 감독이다. 잘생긴 얼굴에 연신 미소를 띠고 어린 아이들과 호흡하는 마 감독은 이른 나이에 현역에서 은퇴했다. 곧바로 유소년야구 지도자로 변신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간판 감독으로 우뚝 섰다. 어린 선수들을 배려하면서도 성장을 위해 정확한 지도를 하는 그는 '준비된 유소년야구 지도자'다.

◆ 부상, 군대, 그리고 유소년야구 지도자

마낙길 감독은 일산 리틀야구단에서 초등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언북중-충암고-경희대를 거쳐 2011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했다. 충암고와 경희대 시절 결정적인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그는 촉망 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프로 데뷔 후 부상의 덫에 걸렸다. NC에서 자리를 잡고 주전 외야수로 도약할 기회가 열릴 즈음 몸에 이상을 느꼈다. 정밀 검사 결과 어깨 근육이 힘줄을 누르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2015년을 마치고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군대에서는 야구를 하지 않았고, 2017년 제대 후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었다.

마 감독은 "당시 NC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경문 감독님께서 제대 후에 선수 복귀를 위해 몸을 만들라고 이야기 하셨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현역 선수 복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에 유소년야구단 코치직 제의를 받았다"며 "지도자로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커졌다. 그렇게 유소년야구단 코치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어느덧 유소년야구 지도자가 된 지 햇수로 8년째을 맞았다. 2017년 9월 코치로 시작해 2021년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감독이 됐다. 27살의 젊은 나이에 선수를 그만둔 부분이 아쉽지 않은지 물었다. 마 감독은 "솔직히 부상으로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하지만 군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미래를 위해서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 해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며 "되돌아보면, 군대에서 배운 게 참 많다. 행정병으로 생활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다. 유소년야구 지도자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저도 같이 성장하는 걸 느끼기에 만족감이 매우 높다"고 대답했다.

마낙길(오른쪽) 감독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며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을 이끌고 있다. 
마낙길(오른쪽) 감독은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며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을 이끌고 있다. 

◆ 공부하는 감독, 소통하는 감독

인터뷰 도중 휴대전화 진동 소리가 계속 들린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휴대 전화를 잠시 보고 뭔가를 한 뒤 다시 "죄송합니다"라고 말을 잇는다. 그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돼 "휴대전화가 왜 계속 울리고, 어떤 일을 하는가"라고 물었다. 마 감독은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팀 일일 일정과 주간 일정, 그리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 주최 대회 일정 등을 수시로 체크한다"며 "선수와 부모들의 질문과 건의사항 등에 응답도 빠르게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전체 선수가 80명 정도다. 오프라인에서 뭔가를 공지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소통을 적극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은 2011년 창단해 운영되다가 잠시 멈춰 섰다. 2017년 3월 재창단했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 대표 팀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 재창단 7주년을 맞았다. 마 감독의 헌신과 노력이 팀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됐다. 코치를 거쳐 감독이 된 그는 꼼꼼하고 정확하게 구단 일을 직접 처리하고, 선수들에게는 세세한 부분까지 코치하며 함께 성장을 꾀한다. 어린 아이들, 그리고 부모들과 소통을 강조하면서 시나브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마 감독은 "유소년야구단 감독으로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린 선수들, 부모님들과 소통을 잘해야 된다고 스스로 강조한다"며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어린 선수들이 즐거움을 잃지 않고 기량까지 올릴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주위에서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은 항상 표정이 밝다'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물론 야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는다"고 힘줬다.

마낙길(왼쪽) 감독과 이원재 코치. 
마낙길(왼쪽) 감독과 이원재 코치. 

◆ 든든한 코치와 함께한 최고의 순간

마 감독은 팀을 운영하면서 이원재(35) 코치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고 언급했다. "제가 감독이 되고 나서 팀 인원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과부하가 걸릴 때도 있었다. 지난해 이원재 코치님께서 합류했는데, 야구 철학과 지도 방향 등이 잘 맞아 구단 운영을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사실 이원재 코치님은 NC 다이노스에서 함께 활약한 동기다. 서로 알고 지내다가 지난해부터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서로를 잘 알고 배려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1월부터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코치를 맡고 있는 이원재 코치 역시 마 감독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코치는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마낙길 감독님의 도움으로 유소년야구 지도에 대한 감을 잘 잡게 된 것 같다"며 "생각해 보면 1년이 금방 지나갔다. 아이들과 호흡하고 지도하고 성장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여러 대회를 치르면서 친구들이 좋아지는 모습을 계속 볼 수 있어서 정말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은 대한유소년야구연맹 간판리그인 유소년리그 청룡 우승을 경험했다. 제3회 횡성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창단 후 최초의 쾌거를 이뤘다. 마 감독은 그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이원재 코치님·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해 갈고닦은 기량을 잘 발휘하고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최강 팀 남양주야놀 유소년야구단을 만났는데, 패기 있게 도전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결승전이 취소가 됐다. 공동 우승이 확정됐는데, 기쁨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그래도 구단 최초로 유소년리그 청룡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고, 지금도 기억 속에 최고의 순간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은 올해 재창단 7주년을 맞았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은 올해 재창단 7주년을 맞았다. 

◆ 자신감이 최고의 무기다

지도자 철학에 대해서 질문했다. 마 감독은 "특별한 것은 없지만, 선수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을 꼭 가지라고 주문한다"고 답했다. 어린 유소년야구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아 자신감을 가지지 않으면 좋은 플레이를 하기 더 힘들다는 게 마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늘 이야기한다. 야구가 좋아서 시작한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게 저 또한 노력한다"며 "어린 아이들에게는 실력보다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감 있게 야구를 하고 즐길 수 있도록 저 또한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 감독은 앞으로 목표에 대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의미를 새겼다. 지난해부터 새롭게 팀에 입단하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감독인 자신부터 더 노력해서 긴 호흡으로 구단을 잘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단기적으로 '어떤 대회에서 우승을 하겠다' 등의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함께 성장하면서 야구를 즐기고 대회에도 참가하기를 바란다"며 "올해 6학년이 된 선수들이 기량도 좋고 재능도 있다. 이 나이 때 선수들이 잘 성장하면, 내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유소년야구 지도자가 되어 열심히 전진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의 이상근 회장님과 윤이락 이사님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두 분 모두 제가 유소년야구 지도자가 된 후에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며 "또한, 구단이 원활하게 훈련할 수 있게 지원을 해 주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님, 오승록 노원구청장님, 봉양순·서준오 서울특별시의회의원님, 강금희·손영준·박이강 노원구의회의원님께도 매우 고맙다"고 알렸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저를 믿고 잘 따라와 주는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훈련을 마치면 달려와 안기고 장난을 치는 어린 친구들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젊은 감독에게 모든 걸 맡겨 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께도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노원구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