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 만큼 세간에 잘 알려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LA 다저스로부터 해고당했다. 사유는 오타니의 돈으로 불법 도박을 한 것. 이에 오타니도 SNS 팔로우를 해지하는 등 '손절' 모드에 돌입했다.
미국 'ESPN'을 비롯해 일본 복수 언론은 21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가 해고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이유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미국 수사 당국은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포착했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측에 확인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통역 미즈하라가 스포츠 불법 도박에 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오타니의 이름이 등장하게 된 것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돈을 사용했던 것이었다.
미즈하라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규정에 따라 야구에 대한 베팅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 년 동안 축구와 NBA, NFL 등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했다. 미즈하라가 매년 불법 스포츠 도박에 사용한 금액은 30~50만 달러(약 4억원~6억 6000만원) 규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박에 사용한 돈이 모두 오타니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었다. 미국 'ESPN'은 지난해 9~10월 오타니의 이름으로 50만 달러가 송금된 것으로 확인했다. '웨스트 헐리우드 로펌'은 "오타니가 대량 절도의 피해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는 거짓말까지 일삼았다. 미즈하라는 지난 19일 ESPN과 약 90분 가량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ESPN'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는 못마땅해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나를 위해 빚을 갚아주기로 했다. 오타니는 도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내가 한 도박이 불법인 줄 몰랐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엄격한 방법으로 이를 배웠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인터뷰를 통해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빛 약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대신 갚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는 도박에 손을 대지 말라는 충고까지 덧붙였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오타니 변호인 측이 지난 20일 ESPN에 "잇페이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이다. 결국 오타니가 450만 달러의 빚을 대신 갚아줬던 것도 사실이 아니었던 셈이다. 그리고 21일 다저스는 미즈하라를 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오타니는 지난 2018년 LA 에인절스의 유니폼을 입을 때부터 미즈하라 통역과 동행하기 시작했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이도류'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는 등 전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늘 오타니의 곁을 지켰던 만큼 미즈하라 통역 또한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특히 미즈하라 통역은 오타니가 다저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을 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들의 관계는 매우 각별했다. 지난 1월 한 일본 여성 주간지에서 미즈하라의 아내와 관련된 잘못된 보도가 나왔을 때, 오타니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보'를 낸 기사를 캡처한 뒤 "미즈하라씨 부부에게 이러한 사실은 일절 없다"며 "사실과 다른 보도가 다수 있음으로 여러분들께서 주의해 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며 미즈하라를 보호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본 언론은 "오타니가 SNS에 자신의 견해를 투고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조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하다. 오타니 측이 미즈하라의 도박빚 450만 달러를 갚아준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에 이어 SNS까지 '언팔로우' 했다. 미즈하라의 계정은 여전히 오타니를 팔로우하고 있지만, 오타니의 계정에서 미즈하라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일본 언론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돈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다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은 모양새. '풀카운트'는 "오타니에 대한 보도가 과열되는 가운데 '수고하십니다. 미디어 쪽은 매일 힘들어 보이네요'라고 배려의 말도 건네주던 미즈하라. 지금도 실수라고 믿고 싶다"고 전했다.
일본 '스포츠 호치'는 미즈하라가 해고된 직후 곧바로 연락을 취했으나 "어떠한 코멘트도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