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은 5~6회에 올라가지만, 나중에 연륜이 쌓이면…”
KIA 타이거즈는 좌완 왕국이기도 하지만, 잠수함 왕국 건설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호주 캔버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무려 6명의 잠수함이 경합했기 때문이다. 임기영, 박준표, 김대유, 곽도규, 윤중현, 김민주까지.
그러나 실질적으로 4월 일정에 들어가면서 KIA 필승조에 들어가는 잠수함은 왼손 스리쿼터 곽도규가 유일하다. 나머지 5명의 투수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없거나, 아프다. 그래서 곽도규의 존재감이 더욱 빛난다.
곽도규는 공주고를 졸업하고 2023년 5라운드 42순위로 입단했다. 왼손 잠수함인데 패스트볼 평균 140km 중반을 거뜬히 찍었다. 단, 신인이던 작년에는 1군에만 올라오면 일관성이 부족했다. 갑자기 투구밸런스가 흔들리며 볼넷을 내주거나 잦은 실투를 했다. 그러나 2군에선 37경기서 6승1패6홀드5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로 남다른 떡잎을 과시했다.
KIA는 그런 곽도규를 그냥 두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자 곧바로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했다. 곽도규는 여기서 6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3.12로 호조를 보였다. 그러자 구단은 이번엔 곽도규를 미국 시애틀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센터에 보내 1개월간 훈련하게 했다.
곽도규는 여기서 자신에게 맞는 투구 매커닉과 구종을 발견했다. 작년엔 투심, 슬라이더, 커브 구사율이 높았다. 그러나 드라이브라인은 커터와 체인지업이 곽도규의 매커닉에 맞는 구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집중적으로 연마하기 시작했다.
시범경기 4경기서 3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 이범호 감독은 정규시즌이 개막하자 곽도규를 임기영, 장현식과 함께 메인 셋업맨 최지민, 전상현의 앞을 막는 역할을 부여했다. 평소에는 5~6회에 마운드에 올라가되, 최지민과 전상현이 2연투를 하면 7~8회를 소화한다. 2년차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을 정도로 신뢰도가 높다.
필승조지만 승부욕이 남다르다. 전임감독은 ‘싸움닭’이라고 했다. 4경기서 2⅓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결국 올해 8경기서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이다. 선발투수가 1경기에 남긴 멋진 기록과도 같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곽도규는 올해 패스트볼 평균 145.0km다. 주자 없을 때도 세트포지션으로 투구한 적이 있었는데 이 정도다. 커터와 체인지업을 실전서 사용하지 않지만, 투심과 슬라이더로도 충분히 위력적이라 봉인하는 듯하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주 주중 광주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 기간에 곽도규를 두고 “여러 방면에 써도 1~2이닝을 잘 막아줄 수 있는 구위, 스피드, 배짱을 지녔다. 어린 선수 답지 않다. 나중에 필승조로서 (최)지민이와 같이 우리 팀 이끄는 선수(좌완)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5~6회 올라가지만, 나중에 연륜 쌓이고 모든 면에서 더 좋아지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충분히 지민이와 더불어 왼쪽 필승조를 한 명 더 보유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곽도규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다른 잠수함은 주춤하다. 우선 임기영이 왼쪽 내복사근 통증으로 이탈했다. 박준표와 신인 김민주는 돌풍을 일으켰으나 시범경기서 주춤하며 개막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래도 임기영의 이탈로 1군 콜업 가능성은 있다. 이밖에 윤중현은 롱릴리프로 활용 중이고, 김대유는 1군에 있지만, 3경기서 평균자책점 10.13으로 다소 불안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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