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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돼지의 왕', '서울역', '부산행', '방법'…. 특유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연상호 감독이 넷플릭스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기생수')를 선보인 것. 공개 3일 만인 8일, 벌써부터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그간 연상호 감독은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부산행' 이후 크게 흥행한 영화를 내지 못했다. '염력'은 소재는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어설픈 CG와 과도한 신파로 혹평을 받은 것은 물론 100만 관객조차 동원하지 못했다. 이어 '반도'는 개봉 전부터 '부산행'의 세계관에 배우 강동원, 이정현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이 역시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신파로 흥행에 실패했다. '정이' 역시 독특한 세계관으로 주목받았으나 설득력이 부족한 캐릭터와 신파로 호불호가 갈렸다.
드라마 역시 비슷했다. '방법', '괴이', '선산' 모두 오컬트를 기반으로 한 독특한 소재를 사용해 공개 전부터 참신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뒷심이 부족한 전개 등으로 드라마 중도하차를 선언한 시청자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지옥'은 차별점이 존재했다. 연상호 감독 특유의 신선한 소재에 개성 넘치는 분위기, 설득력 있는 캐릭터, 박진감 넘치는 전개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신파가 빠지니 다소 시니컬해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극의 매력을 살렸다. 이로 인해 '지옥'은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시즌 2 역시 공개를 앞두고 있다.
'기생수'는 원작의 팬층이 두꺼운 작품이다. 늘 참신한 소재를 보여주는 연 감독인 만큼, 공개 전부터 '기생수'의 '한국화'와 관련한 관심이 높았다. 연상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전세계 원작 팬이 사랑할 만한 요소가 많이 있다. 기대해달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의 확신이 통한 걸까.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기생수'는 공개 직후 이틀 연속 넷플릭스 콘텐츠 TV쇼 부문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전개가 빨라 좋다",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 "캐스팅이 완벽했다"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입소문이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기생수'의 첫 걸음은 성공적이다. 해외 유수한 감독들의 호평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 '기생수'가 '오징어게임'과 '더 글로리'를 이을 넷플릭스의 새 메가 히트작이 될 수 있을지, 연상호 감독이 '선산'의 아쉬움을 딛고 '지옥'에 이어 '넷플릭스의 제왕'으로 떠오를 수 있을 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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