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정말 크게 감동을 받았다"
키움 히어로즈 김재웅은 지난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홈 맞대결에서 구원 등판해 ⅔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키움은 전날(12일) 경기 초반부터 롯데 마운드를 두들기며 7-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그런데 경기 후반부터 흐름이 묘해지기 시작했다.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6이닝 동안 1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뒤 김윤하를 투입했는데, 김민석과 빅터 레이예스-전준우에게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김윤하는 이후 정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묶어냈는데, 여기서 김윤하를 내리고 전준표를 투입했다. 그런데 전준표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전준표는 이학주에게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대타 이정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좀처럼 위기 상황을 매듭짓지 못했다. 이에 키움은 김재웅이라는 카드를 통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애썼다.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은 첫 타자 최항을 상대로 초구 141km 직구를 던졌고, 최항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이때 최항이 친 타구가 김재웅의 정강이를 강타했다. 타구에 맞은 김재웅은 그라운드에 넘어졌는데, 이내 다시 일어나 홈을 파고드는 주자를 잡아내는 집념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김재웅은 한동안 몸을 일으켜세우지 못했다. 워낙 강하게 잘 맞은 타구였던 만큼 고통이 상당했던 모양새.
그래도 김재웅은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다했다. 김재웅은 후속타자 유강남을 상대로 포수 뜬공을 유도했으나, 이때 포수 김재현의 실책으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이에 김재웅은 이어지는 1, 2루 위기에서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타자 김민석을 좌익수 직선타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매듭지었다. 김재웅의 역투 덕분에 키움은 9-4로 롯데를 제압했고, 주말 3연전을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에 홍원기 감독은 13일 경기에 앞서 김재웅을 극찬했다. 사령탑은 김재웅에 대한 이야기에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김재웅은 어제(12일) 동생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 빠졌을 때 이를 해결했다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팀 동료들을 위해 엄청난 정신력을 보여줬는데, 정말 크게 감동을 받았다. 끝까지 본인이 해결하려는 의지를 통해 동생들을 보호하겠다는 마음이 우러나왔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김재웅은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전망. 사령탑은 "오늘 전준표와 김재웅, 주승우까지 세 명의 투수는 출전 명단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키움은 이용규(좌익수)-로니 도슨(중견수)-김혜성(2루수)-최주환(지명타자)-이형종(우익수)-이원석(1루수)-김휘집(3루수)-박준형(포수)-이재상(유격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홍원기 감독은 김재웅과 함께 전날(12일) 1군으로 돌아와 3안타 포함 5출루 경기를 펼친 이용규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사령탑은 "어제 100%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몇 달 만에 경기를 출전해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어제 다행히 많은 출루 덕분에 우리가 공격의 찬스를 살릴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용규는 어떻게 안타를 쳤는지 모를 정도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는 말에 "내가 보기에도 어떻게 공을 맞췄는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하지만 홍원기 감독은 "그런 것들은 이용규의 연륜이고 경력이다.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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