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선배님은 컴XX, 저리 가라고 할 때까지…” 문동주는 KBO판 류현진 바라기, 체인지업 ‘쏙쏙’[MD창원]

문동주/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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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류현진 선배님은 컴XX.”

알렉 마노아(26,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메이저리그의 ‘류현진 바라기’다. 류현진을 귀찮을 정도로 따라다닌 단짝이었다. 류현진의 집까지 방문해 같이 식사하고 얘기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2023시즌 부진으로 교육리그로 내려가자 재활하던 류현진과 재회하는 모습 역시 화제를 모았다.

문동주/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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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의 류현진 바라기가 마노아라면, KBO리그의 류현진 바라기는 문동주(21, 한화 이글스)다. 물론 다른 투수들도 류현진을 따라다니고, 많은 조언을 구할 것이다. 그러나 문동주의 그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류현진이 현재의 한화 에이스라면, 문동주는 멀지 않은 미래에 한화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에이스가 돼야 할 투수이기 때문이다. 문동주는 지난 16일 창원 NC다이노스전서 5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2볼넷 3실점(1자책)했다. 시즌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27.

기대만큼의 행보가 아닌 건 맞다. 압도적인 투구와 거리가 있다. 그러나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3⅓이닝 6피안타 2탈삼진 3볼넷 6실점) 정도를 제외하면 와르르 무너진 경기도 없었다. 16일 경기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패스트볼도 158km까지 나왔다. 본격적으로 몸이 풀릴 시기다. 기온이 올라가면 컨디션과 투구내용이 더 좋아질 여지가 충분하다.

문동주가 등판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가자, 중계방송에 문동주와 류현진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잡혔다. 문동주는 17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류현진 선배님이 잘 했다고 해줬다. 내가 원하는 위치에 공을 던졌다면 어떤 결과가 나와도 괜찮다고 했다. 6회까지 공도 괜찮았다. 현진 선배님이 그런 얘기를 해주니 가슴에 와 닿았다”라고 했다.

문동주의 변화구 주무기는 커브다. 빠른 패스트볼과 절묘하게 짝을 이룬다. 슬라이더도 보유했다. 그러나 롱런하려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확실한 제3~4 구종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우타자들도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요리하려면, 체인지업이 필요하다.

마침 한화에는 ‘체인지업의 대가’가 있으니 역시 류현진이다. 문동주는 시즌 초반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립을 바꿨다”라고 했다. 류현진의 그립대로 바꾼 건 아니다. 그래도 류현진의 조언을 받아들여 자신에게 맞는 그립으로 바꿨다는 게 문동주의 설명이다. 이른바 체인지업 '빼먹기'. 

그 결과 올 시즌 문동주의 체인지업 가치가 올라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문동주의 체인지업 구사율은 5.9%다. 그러나 NC전서는 11.6%로 올 시즌 가장 높았다. 피안타율은 작년 0.333서 올해 0.200으로 뚝 떨어졌다. 좌타자 바깥쪽을 공략하는 확실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문동주/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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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는 “나는 통산 10승, 류현진 선배님은 통산 100승을 향해 달려간다. 류현진 선배님은 ‘컴XX(야구 게임)’같다.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진다. 타자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 같다. 대단하신 선배님이다. 하루, 하루 따라다니며 노하우를 배우려고 한다. 선배님이 ‘저리 가라고’ 할 때까지 따라다니겠다”라고 했다.

창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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