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병규→데이비스→홍현우→박재홍→테임즈→김도영? 3할·30홈런·30도루 꿈 아니다 ‘해태 레전드의 촉’[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김도영은 트리플 쓰리가 가능할 것 같아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2023년 8월4일 광주 KIA 타이거즈-한화 이글스전을 중계하면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김도영(21)이 언젠가 3할, 30홈런, 30타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예언이, 어쩌면 단 두 시즌만에 현실화할 수 있다.

건강한 김도영이 폭주하고 있다. 김도영은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1회 하영민의 하이패스트볼을 공략해 만든 좌월 솔로포의 타구속도가 키움에 따르면 무려 176km였다. 발사각은 37.9도.

김도영이 2023년 9월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곽빈의 152km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잠실구장 2층 스탠드 상단을 직격할 때 타구속도가 173.8km였다. 발사각은 38.1도. 23일 홈런은 이때보다 더 빨랐고, 거의 비슷한 궤적이었다. 비거리도 돔이라서 130m으로 추정한 것일 뿐, 야외구장이라면 150m 정도 날아갈 수 있었다.

최형우는 김도영이 남들보다 히팅포인트가 공 1~2개 정도 뒤에서 형성돼도 잡아당겨서 홈런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감탄했다. 그만큼 김도영의 파워와 순발력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타고난 미친 운동능력에 재능, 노력이 결합했다.

그런 김도영이 이순철 해설위원의 말대로 3할-30홈런-30타점을 달성하는 건 꿈이 아니다. 김도영은 23일까지 25경기서 102타수 33안타 타율 0.324 9홈런 21타점 10도루 22득점 출루율 0.372 장타율 0.637 OPS 1.009 득점권타율 0.286.

KBO 역사상 4월에 10홈런-10도루를 달성한 선수는 1명도 없었다. 김도영은 잔여 4월 일정서 3-10-10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김도영도 지난 2년간 늘 부상과 가까이 있었다.

“재활 안 하고 야구해서 좋다”라는 김도영의 말을 144경기 내내 들을 수 있다면, KBO리그에 단 6명만 달성한 3할-30홈런-30도루 도전은 가능해 보인다. 1997년 이종범, 1999년 이병규, 제이 데이비스, 홍현우, 2000년 박재홍, 2015년 에릭 테임즈까지.

나아가 데이비스, 홍현우, 박재홍, 테임즈는 3할-30홈런-30도루-100타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심지어 테임즈는 3할-40홈런-40도루-140타점이라는 초유의 대기록을 만들었다. 올해 김도영이 2015년 테임즈처럼은 하기 어려워도, 3할-30홈런-30도루에 상황에 따라 100타점까지 도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 정도로 안 아픈 김도영의 재능은 역대급이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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