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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크리스 세일(35, 애틀랜다 브레이브스)이 시즌 3승째를 따낸 가운데 포수 사인에 한 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세일은 27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서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경기로 세일의 평균자책점은 3.69으로 낮추면서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개인 통산 123승째다.
시작부터 홈런을 허용한 세일이다. 스티븐 콴과 7구(94.2마일 싱커)까지 가는 승부 끝에 선제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2아웃을 잡고 존 네일러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주면서 다시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데이비드 프라이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2회도 불안했다. 1사 후 가브리엘 아리아스에게 안타와 도루를 헌납했다. 오스틴 헤이즈는 내야 실책으로 내보면서 1, 3루가 됐다. 하지만 스스로 불을 껐다. 삼진과 내야 땅볼을 유도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세일은 3회부터 안정감을 찾았다.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솎아냈다. 4회에는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팀이 3-1로 역전에 성공한 가운데 세일은 호투를 이어갔다. 5회 역시 뜬공-삼진-땅볼로 처리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세일은 타일러 프리먼 유격수 땅볼, 호세 라미레즈와 네일러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끝냈다.
6회말 애틀랜타는 5-1로 격차를 벌렸다. 세일은 7회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공 13개로 삼진, 땅볼, 땅볼로 막아내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세일은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부터 빅리그 무대를 밟은 세일은 2012시즌부터 선발 투수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2016시즌까지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던 세일은 2017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에 입단했다.
이적 후 첫 해 32경기 17승 8패 214⅓이닝 308탈삼진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18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2승 4패 158이닝 237탈삼진 평균자책점 2.11로 활약했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월드시리즈 무대에 나섰고, 우승 반지까지 끼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2019년 팔꿈치 부상을 당했던 세일은 2020년 결국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2021시즌에 복귀한 세일은 2022년에도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갈비뼈부터 손가락, 손목 부상 등을 당했다. 특히 손목 부상은 자전거를 타다가 사고를 당하면서 다쳤다. 불운이었다.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으로 긴 기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20경기 등판에 그쳤다.
결국 또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12월 31일 트레이드로 애틀랜타로 이적했다.
시범경기서 5경기 14⅔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07을 기록한 세일은 지난 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전에서 5⅓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어 20일 텍사스전(7이닝 7탈삼진 3실점)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내더니 이날 3승을 적립했다. 3경기 연속 7이닝 투구에 승리도 품에 안았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오브리언 기자는 세일에 대해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그는 "세일은 14년차 베테랑임에도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전적으로 포수를 신뢰한다는 이야기다.
세일은 "고등학교 땐 코치님이 사인을 낸다. 대학 때는 포수 사인에 고개를 저으면 계속 뛰어야 했다"고 회상한 뒤 "빅리그에 진출한 뒤 나의 첫 포수는 A.J. 피어진스키였다. 한 번 상상해보라"라고 말했다.
피어진스키는 자기 주장이 강한 포수로 알려져있다. 2010년 세일이 루키였을 당시 이미 피어진스키는 두 차례 올스타에 나선 13년차 베테랑이었다. 신인이 감히 베테랑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저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세일은 "빅리그에 진출한 지 3~4년이 흘렀어도 고개를 흔든적이 없다.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데 굳이 해야 하나, 여기서 망칠 순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굳이 포수 사인을 거부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인 것이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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