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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게 '슈퍼카' 포르쉐를 선물했다. 그런데 이번 선물은 지난번 세간을 깜짝 놀라게 만든 선물과는 조금 달랐다.
오타니는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홈 맞대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맞대결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으로 3개의 삼진을 당했던 오타니는 2일 애리조나가 선발로 '좌완' 조던 몽고메리를 내세우자,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오타니를 제외하고 휴식을 부여했다. 이틀의 달콤한 리프레시 시간을 가진 오타니는 전날(4일) 다시 라인업에 복귀하게 됐고, 연장 10회말 천금같은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 2도루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리고 좋은 흐름은 이날 경기로 연결됐다. 1회 첫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오타니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애틀란타 선발 브라이스 엘더가 던진 2구째 90.2마일(약 145.2km)의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무려 103.4마일(약 166.4km)의 속도로 날아가 다저스타디움 외야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8호 홈런.
활약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오타니는 4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다시 한번 엘더와 맞대결을 갖게 됐고, 이번에는 4구째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바깥쪽 코스의 싱커를 결대로 밀어 쳐 좌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윌 스미스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면서 득점까지 만들어낸 오타니는 6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7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3안타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타니는 이날 홈런으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일본 출신의 다저스 구단 최다 홈런(7개) 기록을 새롭게 작성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후 싱글싱글 미소를 지으며 취재진과 마주한 오타니는 로버츠 감독의 기록을 깨고 새역사를 작성한 것에 대해 "시원했다"며 "조금 먹힌 타구였는데, 좋은 각도로 넘어가서 다행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그리고 오타니의 인터뷰가 진행되던 중 모습을 드러낸 로버츠 감독이 "쇼헤이 축하해!"라며 자신을 넘어선 오타니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이날 로버츠 감독의 손에는 장난감이 손에 들려 있었다. 바로 오타니가 선물한 '포르쉐 미니카'였다. 이 포르쉐 미니카는 오타니가 지난달 27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로버츠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저스에서 7번째 홈런을 터뜨리자, 전날(4일) 사령탑에게 건넨 선물이었다. 이에 오타니는 "(감독님이) 차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며 "기뻐해 주셔서 다행이다. 나중에 또 선물할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 과정에서 17번의 번호를 사용하고 있던 조 켈리로부터 등번호를 양보 받았다. 이에 오타니는 17번을 양보하는데 앞장선 켈리의 아내 애슐리 켈리에게 포르쉐사의 전기차 타이칸을 선물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사령탑도 '차를 갖고 싶다'는 농담을 건넸는데, 오타니가 실제 자동차가 아닌 미니카를 선물했던 것이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나의 다저스 기록을 깨기 직전 오타니가 포르쉐를 사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켈리의 아내 애슐리 켈리에게 했던 것처럼 진짜 자동차를 선물할 마음은 없을까. 오타니는 '진짜 차를 선물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생각을 해 보겠다"고 위트 있게 답했다. 이어 오타니는 "감독님의 기록을 깬 것에 기쁘고, 앞으로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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