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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참이면 당연히 앞장서야죠"…8회부터 중재 나선 류현진, '베테랑'의 든든함이 느껴졌다

시간2024-06-07 09:40:00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네이버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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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12-2로 승리한 뒤 양팀 벤치클리어링이 나왔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건호 기자] "당연히 고참이면 앞장서야죠."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수원 KT위즈파크. 경기가 끝난 뒤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한화가 12-2로 크게 앞서고 있던 8회말 박상원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김상수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세리머니를 했다. 큰 점수 차에 세리머니를 하자 KT 선수단이 흥분했다. 8회말 KT의 공격이 끝난 뒤 장성우가 더그아웃에서 나와 박상원을 향해 고함쳤다.

한화 더그아웃에서도 베테랑이 나왔다. 바로 류현진이었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함이었다. 류현진은 KT 더그아웃을 향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냈다. 이어 박상원에게 내가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건은 해결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황재균이 박상원을 향해 다가갔다. 장성우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황이었다. 결국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류현진은 앞에 나서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노력했다.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12-2로 승리한 뒤 양팀 벤치클리어링이 나왔고 한화 박상원이 억울해하고 있다./마이데일리

6일 경기 전 박상원은 정경배 수석 코치와 함께 KT 선수단을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먼저 만난 이강철 감독에게 사과했다. 이어 선수단과 만났다. KT 주장 박경수는 "서로 잘 풀었다. 더 이상 문제화시키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야구에는 불문율이 있다. 상대가 연패이거나 점수 차가 크게 났을 때는 서로 오해 사는 행동을 안 해야 한다. 그것이 멋있는 것이고 스포츠다"며 "어제 박상원이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KT가 오해를 가질 만한 상황이 됐다. 주장과 수석코치에게 인사하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우리는 다 같은 동업자다. 우리도 연패하고 큰 점수 차로 패배할 때가 있다"며 "제가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그런 부분은 강조하는 편이다"며 "야구를 해도 깨끗하게 야구를 하고 싶다. 좀 더 잘 가르치겠다. 다음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6일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벤치클리어링에 대해 "어제 경기가 끝난 뒤에는 저희가 승리했음에도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오늘 경기장 나와서는 똑같았다"며 "(박상원이)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 상대를 자극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시즌 초반 안 좋았다가 최근 좋아져서 자기도 모르게 나온 것 같다. 어제 이후로 많은 것을 깨닫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년 6월 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12-2로 승리한 뒤 양팀 벤치클리어링이 나왔고 KT 장성우가 화를 내자 동료들이 진정시키고 있다./마이데일리

지난 2013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한 류현진은 2019시즌까지 다저스, 2020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한 뒤 올 시즌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한화를 이끌었던 젊은 선수가 고참이 돼 돌아온 것이다. 고참이 된 류현진은 앞장서서 벤치클리어링을 말렸다. 한화 선수단은 든든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류현진은 "어떻게 보면 저희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흥분한 선수들이 있어서 그것을 가라앉혀 주고 싶어서 앞에 나왔던 것 같다"며 "그 이후 상황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고참이면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류현진은 '친구' 황재균과 경기 후 전화 통화를 했다. 그는 "전화하면서 '진짜 너희 자극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좋게 풀자고 통화했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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