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전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속 파업 '변수'
기흥, 화성 등 6540명 파업 돌입…전삼노, '생산 차질' 목표로 총파업 돌입
삼성전자 "생산 차질 없도록 준비" 입장 발표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고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도체 슈퍼 사이클(호황기)이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사상 첫 파업에 돌입하면서 반도체 훈풍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삼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에서 총파업 결의 대회를 열었다. 전삼노는 이날 총파업에 6540명 조합원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에서는 5211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흥·화성·평택 사업장의 참여자는 4477명으로 전해졌다. 전삼노는 10일까지 무노동·무보수 원칙 아래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삼노는 이번 파업의 목적을 '생산차질'이라고 주장하며 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파업으로 인해 설비가 멈추면 안정화에 최소한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요일(10일)에 복귀한다고 해도 설비 가동이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출정식에서 "현재 파업이 적절한 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직원들은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는데도 경영진들만 평균 2.9억원의 성과급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사측은 김기남 상임고문을 해임하고 정현호 부회장도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재용 회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조합과의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는 이번 총파업 기간 노사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무기한 파업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삼노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향후 파업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모처럼 맞이한 반도체 상승 국면에 현실화된 '노조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생산 차질은 크지 않겠지만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가동률이 높아진 상황 속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메모리 사업 경쟁력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 규모의 잠정 실적을 올렸다. 이는 메모리 등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시장 기대치(8조2680억원)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DS)은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선 뒤 3개월 만에 영업이익 규모가 3배 이상 늘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폭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제품 생산 가동률을 최대치로 끌어 올리고 있다. 파운드리는 파업 여파로 고객사 납기 일정을 맞추지 못할 경우 신뢰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생산 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생산 라인이 한번 멈추면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 등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2018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에 28분간 정전이 발생했을 때 500억원 수준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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