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나니까 이 정도 (타구를)잡지.”
한화 이글스 주전 유격수 이도윤(28)은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한다.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결승타 포함 3타점에 결정적 호수비를 한 뒤 “나 자신에게 좀 뻔뻔해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믿음, 자존감 유지 차원에서 중요하다. 과하지만 않으면, 좋은 자세다.
한화가 수비에 울었다가 수비로 웃었다. 9일 고척 키움전서 2루수 황영묵의 불안한 수비가 있었고, 8회말 만루서 하주석의 악송구로 허무하게 결승점을 내줬다. 그 과정에선 베테랑 포수 이재원의 패스트볼이 있었다. 투수들의 볼넷까지 곁들이니 대량실점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0일 고척 키움전은 달랐다. 수비로 웃었다. 2-0으로 앞선 5회말 2사 1루. 키움 로니 도슨의 좌측 뜬공이 나왔다. 좌중간을 가를 듯한 타구였다. 여기서 좌익수 이원석이 득달같이 달려왔고, 글러브를 쭉 뻗어 타구를 걷어냈다. 점프 타이밍만 제대로 맞추지 못했어도 실점이었다.
결정적 호수비는 유격수 이도윤이 해냈다. 이도윤은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1루서 최주환의 타구를 기 막히게 걷어냈다. 타구가 거의 2루 뒷편으로 향했다. 베이스 기준 3유간으로 향하면서 이도윤이 걷어내야 할 타구이긴 했다. 더구나 2루수 안치홍은 좌타자 최주환의 풀히터 성향을 감안, 1루 쪽으로 치우친 상황.
이도윤이 이 타구를 기 막히게 걷어낸 뒤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그러나 2루 커버를 들어온 안치홍에게 정확하게 토스했다. 안치홍이 베이스를 밟고 1루에 던져 6-4-3 더블플레이. 이도윤의 결정적 캐치였다. 5회와 6회 호수비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경기 흐름은 알 수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원석의 호수비를 비롯해 야수들이 수비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았다”라고 했다.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도 “이원석 수비가 기억에 남고 모든 야수에게 고맙다”라고 했다.
이도윤은 “낮고 빠르게 깔려오는 타구여서 잡는 데 집중을 했고 잡고 나서 (안)치홍이 형이 후속 플레이를 되게 잘 해줘서 이게 더블 플레이가 됐었던 것 같아요. 그냥 잡고 치홍이 형한테 주기 급했는데 채홍이 형이 또 빠르게 잘 던져줘서 더블 플레이가 된 것 같다”라고 했다.
베테랑 안치홍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이도윤은 “치홍이 형이 한화에 와서 2루 연습을 그렇게 많이 하지는 않으셨는데 데 커리어 내내 2루를 보셨고 어떻게 보면 나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수비수이기 때문에 편하게 하는 것 같다. 치홍이 형한테 가면 타구도 불안하지도 않고 많이 믿고 의지한다. 합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최홍이 형이 잘 해 주셔서 잘 맞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화는 수비력이 강하다는 평가는 못 받는다. 그러나 팀 실책 59개로 최소 4위다.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이도윤은 “기본적으로 멀티포지션이 되는 선수가 많고 남들 못지 않게 많은 연습을 했기 때문에 서로 불안해하거나 그러진 않다.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아서 따로 합을 맞추는 것보다 그냥 다 친하게 지내고 평소에 이 야구장 안에서 대화도 많이 하고 하니까 변함없이 그냥 흘러가는 것 같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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