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사 55년만에 삼성전자 노조 "무기한 총파업"
"HBM 생산 차질" 겨냥한 전삼노…반도체 호황 발목잡나
외신도 주목하는 삼성전자 총파업…사측 "현재까지 생산차질 없어"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조합원을 보유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에서 핵심 사업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을 멈추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참여 인원이 늘고 파업 기간이 길어질 경우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10일 '2차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1차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의 대화 의지가 없음을 확인해 2차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당초 전삼노는 8일부터 이날까지 1차 파업을 진행한 뒤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수정해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6540명이다. 이중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 반도체 주요 라인이 있는 기흥, 화성, 평택사업장 참여자는 4477명이다. 현재 전삼노의 조합원 수는 3만1000여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4.8% 수준이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했다. 정확히 말하면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회사의 생산 차질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조합원 대부분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직원들인 만큼 무기한 파업을 통해 핵심 사업인 HBM 생산라인을 멈추는 것을 목표로 경영진을 압박하겠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TSMC "2나도 파운드리 투자" 격차 벌릴 때 "무기한 총파업" 선언한 전삼노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14조8800억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반도체 호황기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범용 D램, 낸드플래시 등 주력 사업 부문이 견조한 시장 수요에 힘입어 호황기 수준의 수익성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정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총파업은 삼성전자로서는 위험요인일 수 밖에 없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TSMC와 2나노 선단 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고, 차세대 메모리 격전지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혀야 하는 등 갈 길이 먼 상황이다. HBM의 경우 아직 대형 고객사인 엔비디아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8~9월쯤 인증을 따내고 올 하반기 대규모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수율과 납기일을 맞춰야 하는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는 파업이 고객과의 신뢰 훼손으로 직결될 수 있어 더욱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TSMC는 다음주 2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시험 생산에 돌입하는 등 첨단 반도체 사업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SMC는 아시아 민간 기업 최초로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지난달에도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를 따라가기도 바쁜 삼성전자는 '노조리스크'에 발목이 잡혔고 세계 주요 외신들은 총파업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날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 근로자들의 무기한 파업으로 글로벌 테크에 위기"라는 제목으로 전삼노의 총파업 선언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인공지능(AI)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 붐과 메모리칩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가 2분기에 좋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번 총파업으로 투자자들이 AI 메모리칩에서 SK하이닉스와 경쟁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시장에서의 위치를 걱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관련해 전삼노와 사측 간 견해차를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총파업과 관련해 현재까지 생산차질은 없었고 정상적으로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파업으로 인한 결원에 대해서는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 차질이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라며 "노조와의 대화 재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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