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이 KBO리그에 입성한 뒤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후반기 첫 3연전 위닝시리즈의 선봉장에 섰다. 그리고 '살아있는 역사' 최정이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SSG는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홈 맞대결에서 5-4로 승리했다.
▲ 선발 라인업
롯데 :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지명타자)-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노진혁(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SSG :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지명타자)-한유섬(우익수)-이지영(포수)-고명준(1루수)-하재훈(좌익수)-정준재(2루수), 선발 투수 드류 앤더슨.
후반기 첫 경기는 SSG, 두 번째 경기는 롯데가 가져가면서 시리즈 1승 1패로 맞선 양 팀의 세 번째 맞대결에서 미소를 지은 것은 SSG였다. 선발 드류 앤더슨이 최고 154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6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솎아내는 등 2실점(비자책)으로 KBO 무대를 밟은 이후 가장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리빙레전드' 최정이 경기 시작부터 결승홈런을 터뜨리는 등 KBO 역대 최다루타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전날(10일)과 달리 선취점은 SSG의 몫이었다. SSG는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성한이 우익수 방면에 안타를 뽑아내며 물꼬를 틀더니, 후속타자 최정이 윌커슨의 초구 132km 슬라이더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통산 4078루타를 기록하며 최형우(KIA 타이거즈, 4128루타)에 이어 KBO 역대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SSG는 이날 경기 전까지 볼넷(12개)보다 피홈런(13개)이 더 많은 윌커슨을 제대로 공략해 나갔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 고명준이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5구째 135km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고, 이번에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으로 고명준은 KBO리그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고, SSG는 3-0으로 한 점을 더 달아나며 비교적 여유 있는 리드를 손에 쥐었다.
3회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안타 때 롯데 중견수 황성빈의 포구 실책으로 만들어진 1사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SSG는 4회말 한 점을 더 달아났다. SSG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준재와 최지훈이 연달아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박성한이 친 타구 또한 2루수 왼쪽 깊숙한 방면으로 향하는 묘한 상황이 만들어졌고, 박성한이 빠른 발을 바탕으로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윌커슨보다 일찍 1루를 밟으며 세 타자 연속 내야 안타가 생산됐다.
이때 SSG의 집중력이 빛났다.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윌커슨이 어리둥절한 모습을 취하자, 3루 베이스에 안착한 정준재가 내친김에 홈까지 질주했다. 롯데 윌커슨이 뒤늦게 홈을 향해 공을 뿌렸으나, 이미 정준재의 슬라이딩이 더 빨랐다. 롯데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모든 판정에 변함은 없었다.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은 롯데를 상대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가장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무결점에 가까웠다. 앤더슨은 1회 고승민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황성빈과 빅터 레이예스에게 삼진을 솎아내는 등 무실점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또한 나승엽과 윤동희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노진혁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를 기록, 3~4회에도 각각 두 개씩의 삼진을 곁들이며 삼자범퇴쇼를 펼쳤다.
5회 선두타자 나승엽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병살타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는 등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으며 승리 요건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박승욱을 125km 커브, 손성빈을 151km 직구로 연속 삼진 처리한 뒤 김동혁을 유격수 땅볼로 묶으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완성했다. 이에 SSG 타선은 6회말 공격에서 정준재의 안타와 도루로 마련된 득점권 찬스에서 최정이 사실상 승기에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쳐내며 승기를 드높였다.
앤더슨이 첫 위기를 맞은 것은 7회였다. 선두타자 고승민을 3루수 뜬공으로 묶어낸 앤더슨은 후속타자 전준우에게도 땅볼을 유도했다. 그런데 이때 유격수 박성한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가 출루하게 됐다. 이후 앤더슨은 레이예스의 땅볼 때 선행 주자를 지워냈으나, 나승엽에게 안타를 맞은 뒤 윤동희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때문에 투구수가 급격하게 불어난 앤더슨은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노경은에게 바통을 넘겼다.
롯데는 첫 번째 기회를 살리며 고삐를 당겼다. 앤더슨을 끌어내린 롯데는 2사 만루에서 노진혁이 SSG의 바뀐 투수 노경은의 초구에 배트를 내밀었고,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리고 이때 두 명의 주자가 홈을 향해 내달리며 간격을 3점차로 좁혀냈다. 다만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박승욱이 친 잘맞은 타구가 2루수 김성현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더이상의 추격을 해내진 못했다. 따라서 앤더슨은 6⅔이닝 투구수 101구,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SSG는 8회에도 노경은을 그대로 투입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SSG는 경기를 매듭짓기 위해 9회 마무리 문승원을 투입했는데, 경기가 묘한 흐름으로 흘러갔다. 선두타자 전준우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터뜨린 뒤 레이예스가 안타를 뽑아냈고, 나승엽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1, 2루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윤동희가 1루수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지만, 오랜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노진혁이 다시 한번 적시타를 폭발시키며 5-4까지 SSG를 쫓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SSG는 문승원을 내리고 조병현을 투입하는 초강수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더이상의 변수는 없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조병현이 첫 타자 박승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이정훈까지 잡아내며 마침내 승리를 손에 넣었다.
인천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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