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밸런싱' SK, 본격적인 대수술 돌입
SK이노·E&S 17일 이사회, SK(주) 18일 예정
106조원 초대형 에너지 업체 탄생할까…관건은 '합병 비율'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SK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임시 이사회를 개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한다. 여기에 SK온과 다른 회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종 자회사 간 합병' 방안도 검토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을 결정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는 만큼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SK그룹은 이번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논의를 시작으로 대대적인 리밸런싱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SK온 등 9개 자회사를 거느린 이노베이션은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기업으로, 보유 자산이 86조원에 이른다. SK㈜의 자회사인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재생에너지 등 사업을 추진 중으로 자산 규모 19조원인 비상장사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추진 배경에는 SK E&S의 현금 창출 능력이 주된 요인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SK E&S는 SK㈜가 지분의 90%를 보유 중이다. SK E&S는 도시가스 자회사 등으로부터 안정적인 현금을 받아 SK㈜에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전체 그룹 내 영업이익 기여도가 상위권인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의 에너지 사업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3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규모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SK이노베이션과 SK E&S 지분 38%, 90%를 각각 보유한 대주주인 만큼 이사회의 합병 결의에 절차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합병 비율이다. SK E&S인 경우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2021년부터 두 번에 걸쳐 3조원이 넘는 자금을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통해 SK E&S에 투자했다. RCPS는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이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로 만약 KKR을 설득하지 못하고 합병을 강행할 경우 KKR은 2026년 원금 등 3조3000여억원에 대한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부채 부담을 줄이고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던 애초의 '합병' 의미는 퇴색된 채 SK E&S의 재무 상태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이사회에서는 SK온과 원유 수입·석유 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 사업을 하는 SK엔텀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 E&S를 통해 자금 지원 여력을 확보하는 것과 별개로 알짜 회사를 붙여 SK온 자체적으로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온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다. 양사 간 합병 논의를 통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에 따라 적자를 지속하는 SK온을 살리려는 그룹 차원의 조치로 풀이된다. SK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2조8972억원, 영업손실 5818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영업손실은 3315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만 219개에 달하는 SK그룹은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핵심 사업에는 더욱 힘을 싣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경영전략회의에서 "그린·화학·바이오 사업 부문은 시장 변화와 기술 경쟁력 등을 면밀히 따져서 선택과 집중, 그리고 내실 경영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SK(주)도 1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전날 개최된 SK이노베이션과 SK E&S 이사회합병안 논의 결과를 검토할 전망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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