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코픽스·은행채 등 시장금리 하락폭 반영
9월 스트레스DSR 규제강화 효과 미지수
주택매매 등 대출 수요 증가 요인 충분해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가 하락해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이 대출 수요를 자극해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형 금리가 0.04%p(포인트) 인하됐다. 주담대 변동형 금리 기준이 되는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하락폭을 그대로 반영했다.
주담대 고정형 금리도 하락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16일 기준 연 2.89~5.64%다. 하단금리 기준으로 지난달 말 연 2.94% 대비 0.05%p 낮다. 고정형 금리 기준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지난 12일 3.357%로 2022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영향이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차감해 산정된다. 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고자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그럼에도 기준금리 자체가 낮아지면서 이러한 상향 조정 효과를 상쇄했다.
주담대 금리 하락은 대출 수요를 자극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가계대출 잔액은 무서운 속도로 불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10조1224억원으로 작년 말 692조4094억원 대비 약 17조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실태 점검을 위한 서면·현장 점검을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준수 여부와 가계대출 경영목표 수립 및 관리체계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금융업계는 가계대출 증가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 실행으로 차주별 대출 한도는 줄 수 있지만 주택매매 등으로 대출 수요 자체가 늘면 무용지물이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기간 금리상승으로 인한 변동형 금리 대출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가능성 등을 감안해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 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실제 대출금리에 가산금리가 미부과되지만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은행권 주담대는 변동형·혼합형·주기형 대출유형에 따라 차주별 최대 대출 한도가 3~9% 감소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등으로 주택매매 자체가 활발하면 대출 수요 자체도 늘 수밖에 없다”며 “스트레스 DSR 2단계 실시로 대출한도는 줄겠지만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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