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리더십' 홍유석 세종시이글스 감독의 '생각하는 야구'..."즐겁고 자율적인 야구 추구한다" [MD배]

[마이데일리 = 횡성 노찬혁 기자] "아이들이 즐겁게 자율적으로 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홍유석 감독이 이끄는 세종시이글스 유소년야구단은 21일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제1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대치중학교와의 경기에서 2-9로 패배했다.

이날 대치중의 압승이 예상됐다. 대치중은 엘리트 선수들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똑같이 흘러갔다. 대치중은 1회 말부터 3점을 뽑아냈고, 2회 말에도 2점을 추가하며 앞서나갔다. 대치중은 선발 최리온이 호투를 펼치며 2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러나 4회 초 세종시이글스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우전 안타로 출루한 정문기가 도루로 2루에 들어갔다. 이후 한준범이 중전 안타를 때려냈고, 실책으로 순식간에 홈까지 파고들며 2-5의 스코어를 만들었다. 대치중은 순식간에 3점 차로 쫓기는 상황에 놓였다.

세종시이글스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종시이글스는 4회 말 3점을 추가 실점하며 점수는 다시 2-8로 벌어졌고, 5회 말 대치중은 한 점을 더 뽑아내며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세종시이글스는 대치중에 무릎을 꿇으며 이번 대회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하지만 세종시이글스가 보여준 투지는 박수를 이끌어냈다. 홍유석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우리 선수들은 공부하면서 취미로 운동하는 친구들이다. 운동량에 차이가 많이 나서 졌다. 아쉽지만 대치중 선수들이 잘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20여명의 선수들로 이루어진 세종시이글스는 선수반을 운영하지 않고 취미반만 운영하는 유소년야구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년까지 호성적을 냈다. 세종시이글스는 2022년 제2회 횡성군수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제1회 청춘양구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는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홍유석 감독은 "주 2회에 운동하면서 취미로 하는 친구들만 모아서 대회에 나간다. 대회는 항상 거의 참가하고 공부 위주로 운동과 병행하는 친구들이다. 초등학교 선수들 중 선수를 희망하면 중학교 진학에 힘 써주고 다른 선수들은 계속 여기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홍유석 감독에게서 특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홍유석 감독은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지시보다는 조언을 토대로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경기 도중 홍유석 감독은 "자신 있게 돌려", "네가 칠 수 있는 공은 자신있게 쳐"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것이 홍유석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홍유석 감독은 "생각하는 야구가 지도 철학이다. 이제 내가 개입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옛날에는 개입하고 사인도 내고 했지만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그게 내 야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아이들이 머리 쓰고 생각하면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자율적으로 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필요할 때만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탈락한 세종시이글스는 바로 세종시로 돌아가지 않고 하루 더 횡성에서 머무를 예정이다. 홍유석 감독은 "선수들과 대부분 4년 이상 같이 지냈다. 스승과 제자가 아니라 삼촌과 조카 같은 느낌이다. 애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게임도 같이 한다. 이제 야구는 어떻게 보면 번외가 된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늘 대회가 끝났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선수들과 펜션에 가서 하루 놀고 수영과 풋살을 하려고 한다. 오늘 결과는 아쉽지만 다음 대회에는 주니어 백호리그 우승을 한번 노려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이데일리가 주최하고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주관하는 제1회 마이데일리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는 횡성군, 횡성군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가 특별 후원한다. 또한, 롯데관광개발, 디오씨씨, SK 매직, ㈜지엘플러스, 보령헬스케어, 풀무원, 동아오츠카, 메디큐브가 후원한다.

횡성=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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