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가 22일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해명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 감독으로 홍명보 전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8일 감독 선임 브리핑을 진행했고 13일에 이사회 서면 결의를 통해 선임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가 제대로 된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또한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지난 5개월 동안의 과정을 폭로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홍 감독은 그럼에도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고 지난 15일 외국인 코치를 데려오기 위해 출국했다.
축구협회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나온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다.
가장 먼저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를 한 후 이 이사가 감독 선임 업무를 맡은 것에 대해 "10차에 걸친 전력강화위원회 본연의 업무가 3명의 후보 추천으로 거의 마무리 된 단계에서, 위원장이 진행하기로 한 최종 후보 면담을 앞두고 '위원장의 사의표명'이라는 상황이 발생한 바, 그동안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석해 위원장 및 위원들과 감독 면담·검증 과정을 함께 해온 협회 행정관계자(=기술총괄이사)가 해당 후보들에 대한 최종면담 및 협상, 계약진행 업무를 이어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 이사는 10차 전력강화위원회 당시 후보들에 대한 게임모델 검증에 배석하고, 지난달 25일 정 위원장이 해당 2명의 외국인 감독을 화상면담할 때도 함께 진행한 바 있습니다. 협회의 기술파트 행정을 총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기술총괄이사는 지난달 30일 가능한 전력강화위원들 대상으로 온라인 회의를 열어 자신이 후속업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한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외국인 감독과 달리 홍 감독이 면접을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언론 보도 중에 한 외국인 감독은 장문의 분석자료도 제시했다며 홍 감독의 면담이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데,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있고, 성의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이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홍 감독을 비롯한 국내 감독의 경우 다른 후보들에 비해 PT나 여러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 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 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 감독의 경우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것은 물론 최근 울산을 4년간 맡으며 K리그 2연패 하는 등 울산의 경기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홍명보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 세부적 상황과 관점에서 최종 3명의 장단점이 평가된 것이지, 면담 방식이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던 제시 마치 감독과의 협상 실패 이유로는 세금과 국내 거주 문제를 언급했다. 축구협회는 "해당 감독은 화상면담 및 대면면담 후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1순위 협상이 진행됐다. 기술적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한다 생각했기 때문에 국내 거주 조건의 확인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해당 후보 에이전트 측은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는 과정에서 협상이 지연된 점이 있다. 협회 측의 요청 시한이 지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고, 최종적으로 상대 측에서는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축구 갤러리는 분노했다. 그리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몽규 회장, 홍명보 감독, 이임생 이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국내축구 갤러리 성명문
성 명 문
국내축구 갤러리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합니다.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 정관'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축구의 보급을 통한 국민의 체력증진 및 스포츠 정신 함양에 기여하고, 회원을 지원하여 육성함과 더불어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여 국위선양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또, 협회는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성별, 인종, 종교, 출생지, 출신학교, 직업, 사회적 신분 등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여야 하며, 협회는 대한체육회에 대하여 「대한체육회 정관과 제 규정을 준수」, 「소관 회원단체의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을 지도 및 지원」 하는 등의 의무를 집니다.
그리고 협회 홈페이지에 명기된 '축구인 헌장' 제7호에는 "축구에 해가 되는 부정과 부패, 차별과 폭력을 배격한다"라고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Reject corruption, discrimination, violence, and other dangers to out Game.)
하지만, 22일 협회가 발표한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 & A'에는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있고, 성의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입니다",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입니다"라는 입장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는 최근 김건희 여사의 '황제 조사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해명으로 윤석열 정부의 모토인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나는 '공권력 특혜'로 귀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축구 팬들은 너무도 참담하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만큼, 더 이상 협회의 망상과도 같은 발언에 귀를 기울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국내축구 갤러리 일동은 '사단법인 대한축구협회 정관'과 '축구인 헌장'을 쓰레기통으로 처박아 버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만큼 현 시간부로 자진 사퇴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만일 이를 거부할 시 집단행동을 불사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게 되는 결과를 불러올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7월 22일
국내축구 갤러리 일동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