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를 떠난 '에이스' 케이시 켈리(34)도 높게 평가한 선수가 있다. 선발진 막내 손주영(26)이다.
손주영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시즌 7승(5패)에 성공했다.
이날 손주영의 7이닝 투구는 개인 최다 이닝 투구다. 시즌 7승은 디트릭 엔스에 이어 팀내 다승 2위다.
손주영의 호투에 힘입어 LG는 5연승을 질주하게 됐다.
1회와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견제 실책과 안타가 나오면서 흔들렸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안타도 빗맞은 안타가 많았다. 그렇게 3실점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손주영은 다시 안정감을 찾았고, 7회까지 소화하는데 성공했다.
손주영은 "한 이닝씩 던지다 보니 투구수가 적은 게 보였다. 더 공격적으로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6회에 내려오니 60개 조금 넘었더라. '7회까지 던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잘 됐다"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올해 8년차가 된 손주영은 잠재력을 유감없이 터뜨리고 있다. LG의 히트 상품이고 볼 수 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1선발급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18경기 7승 5패 93이닝 평균자책점 3.48. 풀타임 선발 첫 해임에도 단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당연히 사령탑이 엄지를 치켜들 만 하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을 전반기 MVP로 꼽았다.
시즌 전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에게 25번 정도 선발 기회를 주기로 마음 먹었다.
이에 대해 손주영은 "처음에는 '무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1경기씩 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온 것을 보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염 감독은 국가대표 좌완급이라는 극찬도 덧붙였다. 손주영은 "감독님이 칭찬해주신 기사를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 그래도 더 겸손하고 착실하게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에 켈리도 응원을 보냈다. 비록 시즌을 함께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켈리는 손주영에게 좋은 말을 해주며 성장을 돕고 싶어한 듯 했다.
손주영은 다음날 선발 투수이기 때문에 집에서 켈리의 고별식을 봤다.
손주영에게 켈리로부터 들은 말 중 기억에 남는 말을 묻자 "며칠 전에 켈리와 함께 손목 운동을 했는데, 켈리가 '너는 키도 크고, 팔도 길다. 정말 좋은 (체격) 조건을 갖췄다'고 하더라"면서 '나도 너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어 "켈리한테 '장난치지 마라'고 웃어넘겼다"고 덧붙였다.
켈리는 아낌없이 조언도 해줬다. 그 중 하나가 루틴이다. 손주영은 "켈리가 '꾸준히 하면 잘될 것이다. 계속 루틴을 만들어 나가면서 유지하라'고 조언해줬다. 나도 켈리 루틴이 계속 똑같으니 계속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켈리가 이룬 업적은 정말 대단하다. 나 역시 켈리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각오를 전했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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