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트래블카드’ 경쟁자 추격에도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오름세

트래블로그,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500만 확보
신한·KB·우리·NH 등 추격에 차별화 고심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해외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트래블카드’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나금융이 해외 체크카드 시장에서 독주하자 신한·KB금융그룹 등은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2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하나카드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1조2481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50%로 작년(37%) 대비 13%p(포인트)나 올랐다. 신한·KB금융 등이 경쟁상품을 출시했음에도 오히려 점유율 격차가 확대된 양상이다.

이는 하나금융이 2022년 7월 ‘트래블로그’를 출시하며 일찍이 시장을 선점한 덕이다. 트래블로그는 하나머니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수수료 없이 외화 충전과 환전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해외 결제·ATM(자동화기기)인출 수수료도 없기에 소비자가 환전한 외화를 트래블로그 카드로 부담 없이 쓸 수 있다.

트래블로그는 올해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누적 환전액도 2조원을 넘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시장 내 경쟁자가 늘었음에도 시장 선점 효과 등으로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했다”며 “이용 데이터 분석 결과 엔화 환전과 결제가 제일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신한·KB·우리·NH농협금융도 환전·결제 수수료 무료를 내세운 체크카드를 출시했지만 각 카드별 혜택이 비슷하다 보니 차별화가 쉽지 않다. 각 금융그룹이 내세운 트래블카드 차별점은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이나 국내 할인 정도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신한카드와 함께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사용 실적 30만원 이상시 전 세계 공항 라운지를 상·하반기에 각 1회 무료 이용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4월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전월 사용액이 20만원 이상이면 전국 카페, 제과점, 철도, 주차장 등에서 월 최대 2만원을 할인해준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이 카드는 해외 가맹점과 국내 쿠팡, 배민, 스타벅스, 시내버스·지하철, 이동통신 3사 등에서 5% 캐시백 할인을 제공한다.

NH농협카드는 지난 18일 ‘NH트래블리 체크카드’를 5대 금융 중 마지막으로 내놨다. 이 카드는 전월 사용 실적 조건 없이 국내 가맹점 결제액에 대해 0.2~0.6% 캐시백을 제공한다.

올해 하반기에도 금융업계는 해외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트래블카드 상품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해외 카드결제 시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만큼 전반적으로 해외 카드결제 시장도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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