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희생이라고 생각하면 야구 선수로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
LG 트윈스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 앞서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안익훈과 김진성이 말소됐고, 함창건과 최원영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단연 김진성이다.
지난 2022년 LG 유니폼을 입은 김진성은 67경기에 이적 첫 시즌 67경기에 출전해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남기며 LG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지난해 무려 80경기에 등판해 70⅓이닝을 소화하는 등 5승 1패 2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8로 사실상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LG가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김진성은 올해도 47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 중이었는데, 23일 경기에 앞서 1군에서 말소됐다. 이유는 SNS에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린 까닭. 발단은 지난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으로 보인다. 김진성은 6-3으로 앞선 8회초 손주영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첫 타자 정수빈을 삼진 처리한 뒤 헨리 라모스를 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문제는 이후였다.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전민재를 3루수 실책으로 내보낸 뒤 후속타자 강승호에게도 안타를 맞으면서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LG는 어떻게든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무리' 유영찬을 조기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때 김진성의 불만이 폭발한 듯했다. 마운드에 선 김진성은 교체 지시를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는데, 전날(22일)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
김진성은 자신의 SNS 스토리를 통해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병X이었네"라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23일 경기에 앞서 김진성을 전격 1군에서 말소시켰다. 사령탑은 "아쉬움을 무릅쓰고 (김)진성이를 2군으로 보냈다"며 "어쨌든 팀 케미, 원칙에 있어서 어떤 문제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선수단, 코칭스태프, 구단의 합의를 통해 원칙대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서 2군으로 내려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염경엽 감독은 강력한 메시지까지 덧붙였다. 사령탑은 "(김)진성이가 이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다"며 "프로야구 선수는 팀과 승리라는 같은 생각으로 야구를 한다. 그리고 팬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핵심 불펜 자원이 이탈하게 됐지만, 팀 기강을 무너뜨리는 일을 한 만큼 복귀 시점은 정해두지 않았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는 아쉽지만, 원칙을 어길 순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본인이 해결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홀드를 챙기지 못한 것? 도대체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염경엽 감독은 "팀과 구단, 선수단, 코칭스태프 등에 서운한게 많지 않았겠나. 프로야구 선수의 경우 이런 서운함은 결국 돈과 명예로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희생이라고 생각하면 프로야구 선수로서 생각을 바꿔야 한다. 특히 우리 세대는 보상을 못 받았지 않았나"라고 질타했다.
전날(22일) 김진성을 말소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어떻게든 수습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과의 면담이 통하지 않은 모양새. 사령탑은 "어제 면담을 했다. 오늘(23일)까지 최대한 수습을 하고 싶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감독은 문책을 하는 것보다 수습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잘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구단의 원칙에 따라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진성이 기약 없이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그 역할은 당분간 백승현이 맡는다.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을 대신해서는 백승현을 쓰려고 한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백)승현이가 잘 버티다 보면 (함)덕주도 오고, (박)명근이도 올 것이다. 감독으로서 아쉽지만, 나도 원칙주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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