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사이클링히트를 할 것 같은, 운명적인 그런 날.”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의 내추럴 사이클링히트에는 사연이 있었다.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서 1회 내야안타, 3회 우중간 2루타, 5회 좌중간 3루타, 6회 좌월 투런포를 쳤다. 그런데 사실 3회 2루타를 치고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고.
김도영은 당시 NC 선발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의 투심을 공략해 우중간으로 잘 맞은 2루타를 날렸다. 이 타구가 제법 깊숙했고, 김도영의 발이라면 3루 점유 시도가 가능했다는 게 본인의 회상이다. 경기 후 “3루까지 가야 했다. 그 상황서 못 가서 점수가 안 났다”라고 했다.
그때 김도영은 선두타자였다. 무사 3루가 돼야 했으나 무사 2루에 만족했던 상황. 김도영은 최형우의 삼진에 이어 나성범의 2루 땅볼 때 3루에 들어갔다. 결국 김선빈의 3루 땅볼이 나오면서 득점하지 못하고 이닝이 종료됐다. 김도영이 만약 그 타구에 3루에 들어갔다면 득점이 가능했다. 결국 KIA는 8-1로 완승했지만, 당시 3-0서 4-0을 만들었다면 좀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김도영은 6회 홈런에 대해선 “세 번째 타석이 끝나고 기록을 의식했다. 그러나 네 번째 타석에서 홈런을 노리지는 않았다. 그냥 스트라이크 존만 계속 생각했다. 나한테 계속 주문을 넣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했다.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단타, 2루타, 3루타, 홈런)는 역대 두 번째다. 1996년 김응국이 안타-범타-2루타-3루타-홈런으로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를 처음으로 달성했다. 단, 김응국은 당시 범타가 끼였다. 김도영은 엄밀히 볼 때 최소타석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다.
이 기록이 30-30에도 영향을 미쳤고, MVP에도 가산점이 될 수 있다. 물론 본인은 신경도 안 쓴다. 김도영은 “전혀 생각 안 한다. 진짜 그렇다. 아까 사이클링히트를 하고도 홈런 치자마자 탄식을 뱉었다. 치고 나니 소름이 돋았고 야구장을 돌면서 계속 소름이 돋을 정도의 파격이었다”라고 했다.
김도영은 끝까지 겸손했다. “하루하루 팀이 이기는 것에만 신경 쓴다. 기복 심하지 않고 꾸준히 안타를 치고 있다. 지금처럼 팀이 필요한 것을 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려고 한다”라고 했다. 물론 “오늘이 야구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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