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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처음부터 나쁜 소식이었다"
뉴욕 메츠는 27일(이하 한국시각) 후지나미 신타로를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고 지명할당(DFA)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메츠의 전력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오타니 쇼헤이의 라이벌'로 불렸던 후지나미는 오사카 토인 고등학교 시절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2012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후지나미는 데뷔 첫 시즌부터 10승을 수확하는 등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손에 넣는 등 탄탄대로의 길을 걸어나갔다. 그런데 좋은 흐름이 계속되진 않았다.
후지나미는 2017시즌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하는 등 2022년까지 6년 동안 단 15승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10시즌 동안 189경기에 등판해 57승 5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3.41의 성적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 결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을 맺으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 시범경기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후지나미의 성적은 처참했다. 후지나미는 데뷔전에서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2⅓이닝 동안 8실점(8자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남기는 등 네 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 평균자책점이 14.40까지 치솟는 상황을 겪었다. 이에 후지나미를 선발로 영입했던 오클랜드는 울며 겨자를 먹는 심경으로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지나미는 5월 11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0.50으로 부진을 끊어내지 못했다.
추락을 거듭하던 중 후지나미는 6월부터 조금씩 성적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당시 포스트시즌 경쟁을 펼치고 있던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하게 되는 등 지난해 64경기에 등판해 7승 8패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7.18의 성적을 남긴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올 시즌에 앞서 뉴욕 메츠와 1년 335만 달러(약 46억원)의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에 당시 미국 몇몇 언론은 후지나미를 영입한 메츠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는데, 이 시선은 맞아떨어졌다. 후지나미는 시범경기 5경기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12.27로 또다시 부진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결국 메이저리그가 아닌 산하 트리플A로 강등돼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102.6마일(약 165.1km)이라는 강속구를 뿌려도 제구가 되지 않는 공은 무용지물. 후지나미는 5월 4일까지 9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14.09로 처참한 성적을 남기던 중 급기야 부상으로 공백기까지 가졌다.
후지나미는 6월 26일 경기를 바탕으로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이후에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등 올해 18경기(1선발)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8.27로 허덕인 끝에 결국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후지나미는 올해 빅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메츠와 계약이 종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렇게 될 경우 2025년 빅리그 생활도 장담하지 못할 수 있다. 이제는 오타니의 라이벌이라는 수식어도 아까운 상황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메츠가 최근 부상자들로 인해 불펜이 헐거워졌음에도 불구하고 후지나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후지나미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8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했지만, 메츠가 그에게 매달리기에는 분명 충분히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미국 뉴욕 지역 방송국 'ABC7'은 "후지나미의 메츠행은 처음부터 나쁜 소식이었다. 후지나미는 스프링캠프 이후 메츠의 26인 로스터에 포함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제구력이 너무 좋지 않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하지만 거친 플레이가 계속됐다"며 "메츠는 재활이 끝난 후지나미를 마이너리그에 놔둘 수 있었지만, DFA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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