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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김우민 ‘1레인 드라마’.
김우민(23·강원도청)이 해냈다. 예선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 우려를 샀지만 결승에서 완전히 씻어냈다. 불리한 점도 이겨냈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1초78),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2초21)에 이어 세 번째로 들어오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김우민은 7위를 기록했다. 예상 밖의 순위였다. 예선 결과에 따라 1번 레인에 배정받은 김우민은 이러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한국 수영에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선사했다.
1번 레인은 바깥쪽 레인이다. 위치상 메달권 선수들을 견제하기 어렵고, 선수들의 역영으로 인한 파도가 몸 쪽으로 오기 때문에 페이스가 자칫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김우민은 이러한 불리한 점을 모두 이겨냈다.
예선 후 "오후에 컨디션이 좋다"며 결승 경기에 자신감을 드러냈던 김우민의 자신이 한 말을 실행으로 옮겼다.
이날 김우민의 역영은 박태환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1번 레인에 배정을 받았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룬 바 있다.
김우민도 박태환처럼 해낸 것이다.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며 빠르게 역영한 김우민은 예선보다 3초 가까이 기록을 단축한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렇게 김우민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서 따낸 첫 메달이다. 박태환이 따낸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 2012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와 200m 은메달 그 다음이다.
이로써 김우민은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를 제대로 활짝 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우민은 "그동안 노력의 결실을 올림픽 메달로 보상받는 기분이라 정말 기쁘다"며 웃어 보였다.
시상식을 마친 후 울컥했다. 김우민은 "3년 동안 준비했던 시간이 생각이 나서 감정이 복받쳤던 것 같다"며 울먹인 뒤 "올림픽 시작하기 전부터 예선 경기가 고비가 될 거라고 예상은 했다. 오전에 워낙 몸이 무겁고 기록도 잘 안 나오기 때문이었다. 결승을 간당간당하게 가는 게 저에게는 오히려 큰 자극이 됐다. 그래서 결승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350m 구간까지 2위를 역주하던 김우민은 마지막 100m가 고비였다. 그는 "350m쯤 갔을 때 다른 선수들을 봤었는데,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턴으로 하고 난 뒤에는 사지가 타들어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 그걸 좀 참고 잘 이겨냈던 것 같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이어 "마지막 50m는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터치패드를 빨리 찍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터치를 하고 오른쪽을 봤는데, 태극기를 드신 분들이 좋아하는 걸 보고 ‘내가 했나?’라는 생각도 했다. 결과를 보고 3등이라서 정말 뿌듯하고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시상대에 오르니 동료들과 함께 고된 훈련을 이어온 지난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김우민은 "우리 멤버들과 같이 훈련했던 것도 많이 생각났다. 일주일에 한 3번씩 높은 단계 훈련을 진행했는데 그런 힘든 훈련할 때마다 항상 같이 힘이 된 트레이너, 코치님 다 고맙다. 그런 부분들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일단 해냈구나’라는 생각이었다. 메달을 위해 힘써주신 분들, 대한체육회나 대한수영연맹 등 신경 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올림픽 동메달이 끝이 아니다. 최종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김우민은 "다음 올림픽이든, 다다음 올림픽이든 열심히 더 동기부여를 갖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어본다고 했다. 지금으로서는 동메달도 만족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올림픽에 참가할 거기 때문에 다음을 기약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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