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장)현식이를 놓고 (전)상현이까지 가느냐. (최)지민이를 놓고 가느냐.”
어떤 팀이든 144경기 장기레이스에서 개막전부터 계획된 필승계투조 운영 공식을 시즌 마지막까지 지킬 확률은 상당히 낮다. 전력이 안 좋은 팀은 말할 것도 없고, 전력이 좋은 팀이라도 부상이나 부진 이슈는 반드시 발생한다.
불펜투수는 2~3년 이상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케이스가 극히 드물다. 그만큼 에너지 소모도 많고, 부상 위험도 높다. 때문에 근래 대부분 팀은 필승계투조를 1~2명에 의존하지 않는다. 박빙 승부서 쓸만한 불펜을 4~5명 이상 만들고 그 안에서 상황에 맞게 탄력으로 마운드 운영 공식을 만든다.
작년 LG 트윈스가 그렇게 통합우승했고, 올해 KIA 타이거즈도 사실상 작년 LG를 꿈꾸며 출발했다. 시작은 마무리 정해영에 메인 셋업맨 좌완 최지민과 우완 전상현, 그 앞을 책임지는 임기영과 곽도규, 장현식까지. 여기에 왼손 원 포인트로 이준영이 버텼다.
그러나 임기영이 3월 말에 다치면서 이탈했고, 4월부터 선발진에 계속 변수가 생겼다. 이준영도 팔이 좋지 않아 1개월 정도 쉬기도 했다. 급기야 마무리 정해영은 6월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광주 더블헤더 1차전 도중 어깨 근육통을 호소한 뒤 아직도 못 돌아왔다. 최지민은 피로누적으로 전반기 막판부터 쉬고 후반기에 돌아왔음에도 기복이 있다.
그 사이 시즌 초반 부진하던 전상현과 공백기를 갖고 복귀한 임기영, 좌완 사이드암 김대유가 페이스를 바짝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시즌 초반 이의리와 윌 크로우의 이탈로 시작된 불펜 과부하가 확실히 해결이 되지 않는다. 시즌을 치르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타선과 선발투수들이 잘 도와주면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마운드 자체의 안정감은 1위팀답지 않은 게 사실이다.
확실히 정해영의 공백이 느껴진다. 9회를 안정적으로 삭제하는 마무리가 1달 넘게 사라지면서 경기후반의 불안감이 크다. 6~8회의 안정성도 시즌 초반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 지난달 31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서 30점을 내준 게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범호 감독은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사실상 임시 마무리 전상현 앞을 잇는 6~8회 필승공식의 폐기를 선언했다. 물론 큰 틀에서 되도록 1명에게 1이닝을 맡기는 운영은 이어가겠지만, 개개인의 컨디션과 상대성, 데이터, 경기상황 등을 감안해 그때그때 최상의 방안을 찾으면서 시즌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정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앞에 어떤 선수를 집어넣고 상현이까지 가느냐. 현식이를 놓고 상현이까지 가느냐, 지민이를 놓고 가느냐. 이게 지금 팀 상황을 볼 때 딱 하나를 정해놓고 가기는 굉장히 힘들 것 같다”라고 했다.
당장 주중 3연전서 투수들의 피로누적이 심했다. 한화와의 이번 주말 3연전서 개개인의 체력안배도 고려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체력소모가 크다. 선발투수들의 개수를 지더라도 지켜나가야 한다. 어려운 상황서도 불펜 투수들 가동을 최소화하면서 운영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이날 선발투수 황동하가 5이닝 3실점하고 내려간 뒤 1점 뒤지자 임기영을 시작으로 필승조를 가동하려고 했다. 임기영이 ⅓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자 최지민을 투입했다. ⅔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했으나 경기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결국 김기훈, 윤중현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범호 감독은 “해영이가 지금 2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또 올라오는 상황이 돼서, 자기 위치를 잘 찾아줘야 한다. 그래야 불펜 운영이 훨씬 수월해진다. 빨리 컨디션을 회복해 올라오길 감독으로서 바란다”라고 했다.
정해영은 퓨처스리그 2경기에 나간 상태다. 1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1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27.00. 스피드와 구위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2군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면 정해영을 바로 1군에 올릴 계획이다.
대전=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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