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파리(프랑스) 심혜진 기자] ‘스마일 점퍼’ 우상혁(28·용인시청)이 결국 눈물을 보였다.
우상혁은 1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7로 7위에 머물렀다.
우상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예선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결선에 진출, 2m35로 한국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트랙·필드 사상 최고인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가 3번째 출전이었다. 그리고 최초 메달 입성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이루지 못했다.
앞서 한국 육상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황영조가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모두 마라톤 종목이었다.
이날 우상혁은 2m17과 2m22는 손쉽게 뛰어넘었다. 2m27에서 고비가 왔다. 1차 시기에서 실패했다. 2차 시기를 앞두고 우상혁은 머리과 팔 다리를 때리며 집중했다. 그리고 결과를 얻어냈다. 바를 넘어 뛰어 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m31에서 도전을 멈춰야 했다. 1차 시기는 실패. 이번에는 2차 시기에서도 넘지 못했다. 심기일전 해 나선 3차 시기마저 실패하면서 우상혁의 올림픽 무대는 끝이 났다. 짙은 아쉬움을 보인 뒤 우상혁은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우상혁은 "오늘 같은 날은 안 좋아도 최대한 좋게 만들고, 좋아도 더 좋게 만들도록 침착하게 가야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마음으로 뛸 것이다. 점프 안 좋아도 좋게 만들고, 계속 침착하게 마인드 컨트롤 하면서 하는 게 우선인데 그런 부분에서 아직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우상혁은 해미시 커(뉴질랜드)가 우승을 확정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그리고 해미시가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다리던 우상혁과 가장 먼저 포옹했다.
이에 우상혁은 "올해 들어 많이 붙었다. 해미시에게 '점프 업'하라고 둘 다 격려하면서 응원도 열심히 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장면이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제가 있고 싶었던 자리지만 그래도 승부는 냉정한 것이기 때문에 정정당당한 승부고 기록적인 경기이기 때문에 떨어졌다고 낙심하지 않고 친구들 열심히 응원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점프를 실패한 우상혁은 웃음을 보였다. 이 웃음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냥 홀가분했다. 되돌릴 수 없지 없잖아요. 갑자기 아쉬운 감정이 들기도 했고, 감독님과 지난 3년간 울고 웃으면서 도전했던 것에 대해 고생했다는 마음, 홀가분한 마음으로 웃음이 났던 것 같다"고 했다.
우상혁은 김도균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감독님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지난 3년 동안 나도 힘들었지만 가정 있으신 감독님이 더욱 힘드셨을거다. 오늘 같은 날 더 기쁘게 못해드린 게 제일 아쉽다. 멀리보고 LA까지 기쁘게 해드리는 날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면서 "(바에) 걸리고 나서 감독님에게 갔는데, 감독님은 계속 괜찮다, 괜찮다, 잘했다고만 말씀해주셨다. 그런데 누구보다 가장 속이 상하고 나를 안타까워하실거라는 걸 알기에 더 안아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또 "나는 그냥 뛰기만 하면 되는데 감독님은 여러가지를 다 챙기셔야 했다. 너무 죄송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저는 몸만 힘들지만 감독님은 감정부터 생활 등 모든 것이 힘드셨을 것이다"며 "감독님께는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까지 나를 파이널에 두 번 가게 만들어주셨다. 또 나를 항상 열정있는 선수로 만들어주셨다. 진짜 최고 감독님이시다"라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울컥했다.
우상혁의 올림픽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4 LA 올림픽을 바라본다.
우상혁은 "자극이 되는 시합이 있고, 희망을 얻는 시합이 있다. 내가 도쿄에서는 다음 파리올림픽의 희망을 봤고, 파리에서는 다음 올림픽을 위한 불꽃을 올릴 수 있는 시합이 된 것 같다"면서 "LA까지 도전할 것이다. (감독님 때문이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 시즌 꾸역꾸역 다시 준비하면서 LA까지 나가볼 생각이다"고 굳게 다짐했다.
파리(프랑스)=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