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소식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배우 최민식의 일침이 역풍을 맞고 있다.
최민식은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극장 가격이 많이 올랐다. 좀 내려라. 갑자기 그렇게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 영화 한 편에 1만 5천 원이면 집에서 OTT 보지 발품 팔아 극장에 가겠냐. 영화관도 코로나19 때 죽다가 살아났다. 심적으로 이해는 간다. 하지만 부담되는 가격은 맞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코로나19를 겪으며 2020~2022년 3년간 세 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티켓값은 2019년 1만 2천원에서 현재 1만 4~7천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단기간에 오른 푯값에 소비자들은 꾸준히 부담감을 내비쳐왔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 6월 멀티플렉스 3사를 티켓값 담합과 폭리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켓값이 비싸다'는 인식에 비해 실제 가격 인상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최저임금과 물가 상승률을 비추어 봤을 때 더욱 그렇다. 이에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이유를 티켓값 인상만으로 단정 짓는 덴 무리가 있다. 극장가는 OTT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BTS, 블랙핑크, 아이유, 임영웅 등 K팝 스타들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를 내고, 각종 이벤트를 여는 등 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티켓값이 비싸다'는 인식을 되려 강화하는 대배우 최민식의 발언은 영화계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20일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영화관 사업이 민간 기업으로 권력 집단도 아닌데 가격 인하하라는 이야기가 무슨 소신 발언인가"라며 "가격이 내려서 관객이 더 많이 오고 이익이 는다면 기업들은 내리지 말래도 내린다"고 꼬집었다.
이어 "팬데믹 중 영화관들은 부도 위기에 직면했었는데, 최민식 배우는 출연료를 자신들의 영화를 상영해 주는 극장을 위해 기부라도 했었나? 영화관 사업은 땅 파서 하나? 아니면 자선사업으로 알고 있나?"라며 "대출 금리가 올라 임대료가 오른다. 최저 임금이 올라 하다못해 극장 청소 인력의 인건비도 올랐다. 영화 판권도 있다. 당신들이 혜택받는 영화진흥기금이라는 준조세까지 다 포함해서 15,000원 이하로 사업할 수 있으면 주주가 있는 다른 기업의 극장에게 요구하지 말고, 당신이 극장 하나 세워서 싸게 사업해라. 세상에 가장 값싼 소리는 남의 돈으로 인심 쓰겠다는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누리꾼 반응도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공감한다.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 "속 시원하다" "4인 가족이 팝콘 먹으며 영화 한 편 보면 7~8만원이 훌쩍 넘는다. 부담스럽다"며 최민식의 발언에 동조했다. 그러나 "영화가 재밌으면 비싸도 간다" "한국 영화계의 침체를 극장 탓으로 돌리는 게 안타깝다" "비싼 출연료부터 낮춰야 가능한 일" "본인 개런티는 다 받고 영화관은 손해 보라는 뜻인가" "티켓값 비싸다는 인식만 못 박는 셈. 경솔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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