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기차 '캐즘' 이슈에도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시장서 '질주'
아이오닉5·아이오닉6·EV9 등 실적 '견인'
LA오토쇼서 '아이오닉9' 공개…시장점유율 확대 전망
현대차 美 법인 사장 "조지아 공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생산 추진"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전통의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1월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공개하고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미국 자동차 조사기관 모터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0.0%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7.4%)와 GM(6.3%)을 크게 앞선 수치다. 반면 10년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해온 테슬라는 2분기 기준 처음으로 50%를 밑도는 시장 점유율(49.7%)에 그쳤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9종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다. 점유율은 1년 전보다 3%포인트(p) 상승해 3위 포드(7.4%), 4위 GM(6.3%)등과 격차를 더 벌렸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이끈 주요 모델은 자체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6와 기아 EV6·9 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동차 정보업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올해 1~6월 1만8728대(점유율 3.6%) 팔리며 모델별 판매량 4위에 올랐다. 아이오닉 6도 1년 전(3245대)의 두 배 수준인 6912대 판매량을 올렸다.
기아 첫 전용 전기차인 EV6도 처음으로 반기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V6는 1만941대 팔렸고 EV9도 9671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감소)과 미국 대선 등으로 전기차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최초 3열 전기 SUV인 아이오닉9을 내세워 고수익 친환경차 전략으로 시장 환경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대차의 세 번째 전용 전기차다. 당초 아이오닉9는 콘셉트카 세븐으로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기아 EV9과 동급인 아이오닉9은 최근 현대차 미국법인이 공개한 2025 라인업 변경 차종에 이름을 올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오닉9은 길이가 5미터가 넘지만 낮은 공기 저항 계수, 500km 이상의 주행거리, 배터리 용량 등 주요 스펙에서 차별성을 높였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춰 패밀리카로서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는 전기차의 캐즘과 미국 대선 또한 현대차에게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재집권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공언하면서 전기차 업계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함께 생산·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주요 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폐지하더라도 이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올해 4분기 가동되면 하이브리드차 생산 비중을 더 높일 계획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병행 생산하는 HMGMA가 본격 가동하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를 통해 현지 점유율을 더 끌어 올리고, 미국 판매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현대차는 오는 28일 오후 3시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IR 행사인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HMGMA의 구체적인 차종별 생산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 현대차그룹이 세계 3위권을 기록한 이유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PHEV·전기차 등 고객이 원하는 파워트레인 선택권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생산을 추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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