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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참 알다가도 모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동료다.
블레이크 스넬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 5탈삼진 6볼넷 2실점했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스넬은 전반기에 내전근, 사타구니 부상으로 ‘최악의 먹튀’로 전락했다. 2년 2600만달러(약 346억원) FA 계약자로서, 올 시즌을 마치고 옵트아웃 및 FA 시장 재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7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1.66으로 광란의 질주를 하며 양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날 스넬은 또 달랐다. 3이닝 동안 안타는 1개도 맞지 않았으나 볼넷을 6개나 내줬다. 3이닝을 소화하는데 무려 74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MLB.com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스넬이 좋지 않다는 걸 직감, 4회 시작과 함께 교체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을 4-3으로 눌렀다.
실제 MLB.com의 게임데이를 보면, 스넬의 6볼넷은 대부분 스트라이크존 사각형에서 많이 벗어난 공으로 만들어졌다. 그냥 제구가 완전히 되지 않은 날이다. 더욱 희한한 건 이렇게 볼넷을 수시로 내줬는데 안타는 1개도 안 맞았고, 실점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2023시즌에도 그랬다. 스넬은 32경기서 14승9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그러나 180이닝 동안 무려 99개의 볼넷을 내줬다. 물론 234개의 탈삼진으로 만회했고, WHIP도 1.19에 불과했다. 전형적 곡예피칭이었다.
스넬이 한 경기서 6개의 볼넷을 내준 건 처음이 아니다. 작년 6월1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도 6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날은 3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6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쿠어스필드에선 많은 볼넷은 곧 대량실점이다.
스넬의 한 경기 최다볼넷은 7볼넷이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이던 2018년 6월20일 휴스턴전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7볼넷 1고의사구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공짜출루를 8차례 허용했는데 1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곡예피칭의 시작이었다.
작년 7월2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서도 5이닝 5피안타 4탈삼진 7볼넷 1실점했다. 12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1점으로 막았으니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고 해야 하나. 단,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스넬은 후반기 맹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마치고 다시 FA를 선언할 게 확실하다. 스넬의 이런 현주소를 시장은 어떻게 평가할까. 32세라서, 초대형, 초장기계약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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