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20년 만에 나오는 기록인 것 알고 있었다."
박영현(KT 위즈)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맞대결에 8회말 구원등판해 1⅓이닝 동안 실점 없이 무사사구 1탈삼진 투구를 했다.
4-4로 팽팽하던 8회말 김민이 1사 후 박해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대타 이영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홍창기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 신민재와 승부를 선택했지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2사 만루 상황에서 KT는 마무리투수 박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석에는 오스틴 딘이 나왔다. 3구 연속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1B2S이 됐다. 이어 4구도 포심패스트볼이었다. 오스틴이 방망이를 돌렸지만, 뻗지 못했다. 박영현이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했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박영현은 선두타자 문보경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최원영과 박동원을 뜬공으로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 KT 타선은 10회초 4점을 뽑으며 앞서갔다. 장성우의 1타점 적시타, 강백호의 밀어내기 볼넷,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타점, 배정대의 1타점 적시타로 점수를 추가했다.
박영현은 승리 요건을 갖춘 채 우규민에게 배턴을 넘겼고 우규민이 삼자범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박영현은 올 시즌 10승째를 달성하며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조용준에 이어 20년 만에 단일 시즌 10승 20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역대 11번째 기록이다.
박영현은 올 시즌 54경기에 등판해 10승 2패 21세이브 64⅔이닝 18볼넷 77탈삼진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 중이다. 세이브 4위, 다승 공동 7위, 승률 2위다.
경기 후 박영현은 "20년 만에 나오는 기록이라고 알고 있었다. 생각은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 딱 10회에 역전하자마자 형들이 그 이야기를 해줘서 마지막에 기대를 했던 것 같다"며 "(조용준 선배를) 안다. 그냥 게임에서만 봤던 선배님이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저는 원래 세이브를 더 많이 생각한다. 구원왕이 마무리 투수만 받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세이브를 좀 더 욕심냈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막고 팀이 승리하는 것도 짜릿한 것 같다"며 "이렇게 10승까지 오게 될 줄 몰랐는데, 이렇게 오니까 기분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말했듯 박영현은 오스틴과 상대할 때 포심패스트볼만 4개를 던졌다. 구위로 압도해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그는 "저는 무조건 정면 승부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을 막아야 팀이 승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무조건 정면 승부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김)민이 형을 위해 막아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저는 무조건 2스트라이크로 들어갔을 것 같다. 제 성격상 좀 빠른 카운트에 승부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막아야 된다 봤다. 피하는 것보다 정면 승부를 택했다"며 "오스틴 선수가 타이밍이 늦어서 이겼다고 생각하고 더 자신감 얻어서 던졌던 것 같다"고 했다.
KT는 치열하게 5강 싸움을 하고 있다. 60승 2무 62패로 5위다. 6위 한화 이글스가 57승 2무 61패로 1경기 차 추격 중이다. 7위 SSG 랜더스도 58승 1무 63패로 1.5경기 차다.
올 시즌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소화한 박영현은 "앞으로 많은 경기가 있다. 안 다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몸 관리를 더 신경 써야 될 것 같다"며 "선수들은 언제 다칠지 모르니까 그것을 좀 더 신경 쓰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더 도움이 되고 견딜 수 있는 데까지는 견디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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