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OTT 작품의 개막작 선정, 방탄소년단 RM 다큐멘터리 상영, 피플스 초이스상 등 '대중성'을 앞세웠다. 과연 작년의 내홍을 딛고 한층 관객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최 기자회견이 열렸다. 행사에는 박광수 이사장, 박도신 집행위원장,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운영위원장,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29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흘간 개최된다. 지난해 209편을 상영한 데 비해 올해는 약 8% 늘어난 224편을 상영한다. 여기에 커뮤니티비프 상영작 55편을 합치면 총 279편의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다.
이날 박광수 이사장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큰 내홍을 겪었지만 부산국제영화제를 사랑하는 많은 분,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많은 영화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6월 이사장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영화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모든 부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한 해로 생각했다"며 "특히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 영화제에 참여하는 관객 여러분을 면밀히 살피면서 그동안 어려운 시기동안 다시 찾아내서 복원시키려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크게는 영화제와 마켓의 그리고 관계 영화제의 비전을 생각해서 AI나 OTT 등을 잘 검토하고 살펴봤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것들, 예를 들어 신문을 그동안 못 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종이로 진행하기로 했다. 호텔에서 영화제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셔틀을 10분 단위로 돌리도록 준비했다. 또 영화인들이 영화의 전당에서 수시로 만나서 교류할 수 있게끔 게스트라운지도 다시 살리려 한다"라고 전했다.
개막작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전, 란'이 선정됐다. '전, 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심야의 FM' 김상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작품으로 제작 발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OTT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도신 부집행위원장은 "'전, 란'은 상당히 대중적인 영화라고 판단했다. 굉장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넷플릭스 작품이라는 점 때문에 고민한 부분은 없다. 작품 자체를 보고, 작품이 오시는 분들한테 얼마나 부합이 되는지, 관객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감안해 선정했다"며 "넷플릭스라서 제외시킨다는 것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전, 란'은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아, 이 작품은 정말 괜찮다'라는 판단 때문에 관객들이 정말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3개국이 공동 제작한 '영혼의 여행이다'가 선정됐다. '영혼의 여행이다'는 살아있음과 죽음이 분리되지 않은 세계관에서 역설적으로 삶의 원동력을 호소하는 작품이다. 싱가포르인 최초로 칸, 베를린,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문화 훈장을 받은 에릭 쿠가 연출을 맡았다.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솔로앨범 제작기이자 군 입대 전 8개월 간의 사적인 기록을 담은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는 오픈 시네마(Open Cinema) 섹션에 초대, 야외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가 공식 출품이 됐다. 영화를 봤을 때 와이드 앵글 섹션 안에서는 한국 다큐멘터리 진영에서 만드는 영화와는 결이 달랐다. 그렇지만 대중적으로는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 같다 생각했다"며 "큰 시네마에서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두 번째 작품이다. 다양한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팬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인공 RM은 아시다시피 군 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지는 못할 것 같다. 대신 영화 속에 굉장히 많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한다. 이석준 감독과 다른 아티스트들이 무대인사를 하러 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으로 정해졌다. '큐어', '회로', '절규' 등 장르영화를 주로 만들었지만 작가 고유의 뚜렷한 개성으로 많은 팬을 확보한 그는 올해 부산에서 '뱀의 길'과 '클라우드' 2편의 신작을 선보인다. 한국영화공로상은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이 그 주인공이다. 이선균은 동시대 한국영화 를 대표하는 배우로서, 봉준호, 홍상수 등 한국의 주요 감독들과 함께 작업한 바 있으며,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미겔 고메스의 장편 전작(총 8편)을 상영하고 감독을 초청해 그의 작품세계와 영화관을 조명하는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 아시아 10대 청소년의 이야기가 담긴 '10대의 마음, 10대의 영화' 마지막으로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故 이선균의 대표작들을 상영하고 깊이 있는 연기 세계를 조명하는 '고운 사람, 이선균'이 진행된다.
부대행사로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2024 아시아콘텐츠어워즈 & 글로벌OTT어워즈(Asia Contents Awards & Global OTT Awards)'가 오는 10월 6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개최된다. 2019년에 아시아 콘텐츠를 대상으로 시작된 이 시상식은 2023년부터 글로벌 영역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여 전 세계 TV, OTT, 온라인 영상 콘텐츠의 우수성을 기리고 있다. 올해는 16개국 201편의 출품작에 서 12명의 국제 예심 심사위원이 11개 부문, 10개국 41편의 후보작을 선정했다. 7명의 국제 본심 심사위원이 최종 수상작을 결정한다.
특히 관객이 직접 참여해 OTT 분야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를 선정하는 '피플
스 초이스상'도 신설됐다. 김영덕 운영위원장은 '피플스 초이스상'에 대해 "아무래도 관객과 대중의 의견을 반영하는 부분이 시상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나 접점을 더 강하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키노라이츠와 업무협약을 통해 투표로 선정하는 상을 구상해서 신설하게 됐다. 지금 후보군이 좁혀지고 있고 9월 중 투표 창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2일에서 11일까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일대에서 개최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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