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0년 산증인'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적대적 M&A 반대"
"장형진, 고려아연에 석포제련소 폐기물 떠넘기려 해"
"폐기물에서 갈등 시작…관계 틀어진 이유" 작심발언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고려아연의 기술전문경영인(CTO) 이제중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와 영풍을 상대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규정하고 "MBK파트너스라는 특이 자본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한다"며 "환경오염, 중대재해로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이제 와서 투기 자본과 손잡고 임직원들의 노고를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과 영풍의 현재 상황을 짚었다. 그는 "고려아연은 98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지만 영풍은 적자를 내고 있다"면서 "중대재해법 처벌 위반으로 대표사 2명이 구속됐고 심지어 인원 감축까지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경영의 참모습인가"라고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 중으로 지난 1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12.8%를 달성했다.
이 부회장은 "영풍 경영진은 경영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고려아연 주식 매입에만 몰두할 뿐 석포제련소 정상화에는 관심 없다"면서 "이 모든 책임은 장형진 고문에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MBK파트너스 같은 투기세력이 고려아연을 차지한다면 우리 핵심 기술은 순식간에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고 2차전지 소재사업은 모두 물거품이 되는데 엄청난 국가적 손실"이라며 "고려아연의 50년 역사가 넘어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장 겸 기술연구소장을 거친 엔지니어(기술자) 출신으로 약 40년간 고려아연과 영풍의 동업 관계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당시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 등 배출 사건이 문제가 되자 영풍이 고려아연에 해결을 요구했고, 이를 고려아연이 거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고 떠올렸다.
이 부회장은 "영풍이 석포제련소를 반세기 동안 운영하면서 카드뮴·수은·비소 등을 포함한 산업 폐기물을 70만~80만톤 정도 저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데 4~5년 전 장 고문이 이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 처리하고 싶어 했다"며 "이것은 배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 이를 막은 사람이 최윤범 회장"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때부터 영풍과 고려아연의 갈등이 시작됐다며 이로 인한 책임은 장 고문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뒤에도 회사를 중국에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중국이 세계 비철 생산의 절반을 하고 있고 관련된 분야 생산의 절반을 전부 중국이 하는데, 당연히 기술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원료의 절반을 공급하는데, 반도체도 셧다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MBK파트너스 측이 제기하는 고려아연의 투자 적절성에 대해서도 일부 해명했다. MBK가 제기한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부회장은 "제가 깊숙이 관여했다. 미국에서 폐자재를 처리하고 분리해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서 스멜팅하기 위한 투자로 미래·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접근해야 한다"며 "따져보고 돈벌이가 된다고 판단했다. 분명히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이번 적대적 M&A가 성공한다면 기간산업에 중요한 자동차, 반도체, 철강, 소재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산업 기술의 핵심 기업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고려아연을 지켜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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