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젊은 사람들의 사랑과 이별
보편적 사랑과 성장, 현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마이데일리 = 김채연 인턴기자] 박상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사랑과 우정을 넘나드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이 영화는 박상영의 소설 중 '재희' 편을 원작으로한다. 자유로운 영혼 '재희'와 내성적인 '흥수'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들만의 특별한 순간들과 성장 과정을 다룬다. 이 영화는 인생을 나답게 살아가려는 젊은 세대의 진솔한 모습을 담고 있다.
흥수와 재희의 첫 만남은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이뤄진다. 시간에 맞춰 버스에 탑승한 흥수와 달리 스쿠터를 타고 이미 출발한 버스를 막아 세우며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는 재희. 이 첫 등장만으로도 두 사람의 성격은 극명히 드러난다. 재희는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동기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화려한 생활을 즐긴다. 그에 비해 흥수는 존재감 없이 조용히 지내는 성격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이태원 클럽 근처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둘의 관계는 달라진다.
재희가 이태원 클럽 근처에서 흥수가 한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비밀이 발각된 흥수는 불안에 떨고 재희는 그의 비밀을 입 밖에 내지 않으며 오히려 흥수를 보호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친구가 된다. 이후 재희의 집에 도둑이 들면서 흥수는 재희와 함께 룸메이트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들의 우정은 성별을 넘어선 깊은 관계로 발전하며, 서로의 연애와 삶을 지지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진다.
영화는 단순히 동성애의 이야기를 넘어 젊은 세대가 겪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장에 집중한다. 스무 살에 처음 만나 함께 성장한 두 주인공은 서로의 연애 스타일과 사랑에 대한 태도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자유로운 사랑을 즐기는 재희와 쉽게 감정을 인정하지 않는 흥수는 성격만큼이나 사랑을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둘은 그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서로의 곁을 지킨다. 재희는 자신을 이해하는 동료와 결혼을 하고 흥수는 축가를 부르며 그 순간을 함께한다. 둘은 서로에게 있어 가장 특별한 존재로 남게 되며 끝이 난다.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는 이들의 관계와 각자가 겪는 사랑의 상처와 성장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흥수 역을 맡은 노상현 배우는 풋풋한 대학생에서 성숙한 30대까지 다양한 감정 변화를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재희 역을 맡은 김고은 배우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자유롭고 솔직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김고은은 "스토리가 이야기하듯이 전개되는 과정과 솔직담백한 구성이 좋았다"며 '흥수' 역이 캐스팅되기 전까지 이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2년 반의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탄생한 김고은 배우의 '재희'는 원작자 박상영 작가에게 '경이롭다'는 칭찬까지 받았다.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도시의 차갑고 고독한 풍경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퀴어 서사를 기반으로 하지만, 영화는 성 정체성을 넘어선 보편적인 사랑과 성장의 메시지를 전하며 다양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두 주인공의 관계를 통해 대도시에서 느끼는 현대인의 외로움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소중한 관계의 가치도 생각해보게 한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나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김채연 인턴기자 cim98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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