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일반
‘디스크가 터졌다’
허리가 아플 때, 다리가 저릴 때 흔히들 그렇게 걱정한다.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다 디스크가 ‘터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허리 통증과 더불어 다리에까지 통증이나 저림 증상 등이 있다면 디스크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가을은 유난히 ‘허리 디스크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다. 상쾌한 날씨 덕분에 성인들은 스포츠 등 야외활동을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이 한다. 수험생들은 곧 다가오는 수능을 준비하느라 평소보다 더 오래 책상에 앉아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허리 디스크 문제’는 요추(허리뼈) 추간판(디스크)탈출증을 말한다.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사이에 위치하는 푹신한 쿠션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디스크는 단단하면서 탄력 있는, 척추 사이 원반의 바깥 부분을 고리처럼 이루는 ‘외부 섬유륜’ 안에 부드러운 젤리 형태의 수핵을 담고 있는 형태이다. 추간판탈출증은 섬유륜이 무너진 틈 사이로 안에 있던 수핵이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빠져나온 수핵은 신경을 비롯해 주변을 압박하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증상을 나타낸다.
허리의 디스크에 위와 같은 문제가 생기면 허리 통증과 다리의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추간판탈출증의 위치와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주로 나타나는 모습은 허리에서부터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이어지는 통증이다. 문제가 된 디스크의 위치와 자극 받은 신경에 따라서 다리의 아픈 부위가 달라진다. 아픈 부위에 감각저하, 저림, 근력저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허리 통증과 다리 통증은 허리를 구부리거나 오래 앉아있는 경우, 힘을 쓰는 경우 더 심해질 수 있다. 재채기와 기침으로 인해 악화되기도 한다.
■비만이 디스크 탈출증을 일으킨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원인은 주로 노화로 인한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이다. 나이가 들면서 추간판(디스크)은 점점 수분을 잃으면서 뻣뻣해지고 작은 충격이나 움직임에 의한 손상에 취약해지게 된다.
그러나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든 심한 운동을 계속하거나 안 좋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고, 무거운 물건을 허리힘으로 들거나,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을 하는 경우 추간판탈출증이 생긴다. 그리고 체중이 늘어날수록 같은 자세와 동작에도 허리 디스크에 더 많은 부하가 걸릴 수 있어 추간판탈출증의 위험도가 높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하면 우선은 자세와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의 비수술 치료를 실시한다. 또 신경주사치료를 통해 신경의 염증과 부종을 가라앉히고,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런 비수술 치료에도 장기간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통증이 점차 진행하는 것을 방치하거나, 잘못된 습관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다리에 마비가 발생하거나, 배뇨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꼭 필요하다. 치료를 통해 통증이 좋아지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잘못된 습관·자세의 교정은 이후로도 꾸준히 신경 써야 한다.
허리 통증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서는 이전 칼럼에서 다룬 바 있다. 다음 칼럼에서 디스크 탈출증과 관련 더 자세하게 설명하겠다.
손영석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학교 재활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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