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예비 자유계약선수(FA)가 운명의 맞대결에서 설욕에 성공할까.
KT 위즈 엄상백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운명의 5차전이다.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나게 된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중요하다. 뒤가 없는 상황,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두 팀 모두 이번 시리즈 내내 필승조를 아끼지 않았다. 불펜진의 체력적인 부담도 있을 터.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끌고 가주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엄상백을 선발로 내세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이번 가을 야구 무대는 자신의 가치를 좀 더 올릴 수 있는 좋은 쇼케이스 무대다. 엄상백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13승 10패 156⅔이닝 42볼넷 159탈삼진 평균자책점 4.88을 마크했다. 개인 커리어 통산 단일 시즌 최다승을 올린 해다.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지만, 10일 동안 재정비에 나선 뒤 돌아와 제 모습을 되찾았다. 이후 체력이 떨어진 탓이었는지 8월 6경기에서 2승 3패 32⅓이닝 10사사구 24탈삼진 평균자책점 8.07로 부진했지만, 9월 마지막 3경기에서 2승 15⅓이닝 8사사구 12탈삼진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0.59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엄상백은 지난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정규 시즌 5위 결정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버텨줬고 8회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KT가 5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휴식을 취한 엄상백은 6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왔다. 결과는 4이닝 6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4실점이었다. 올 시즌 LG를 상대로 2경기에 나와 1승 1패 10⅔이닝 4사사구 8탈삼진 평균자책점 8.44로 약했는데,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다시 엄상백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3차전까지 LG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KT가 4차전 치열한 연장 승부 끝 승리를 거두며 2승 2패 균형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엄상백의 시간이 돌아왔다.
엄상백은 지난 6월 23일 잠실 LG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5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로 많은 주자를 내보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최소 실점으로 LG 타선을 봉쇄했다. 다시 한번 그때의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을까.
상대 선발은 임찬규다. 지난 2차전 선발 맞대결이 다시 펼쳐진다. 당시 임찬규는 5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쇼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엄상백의 설욕일까. 아니면 임찬규가 지난 경기 기세를 그대로 이어갈까. 만약 KT가 승리한다면 역사상 최초의 사례를 만든다. 5판3승제로 개편된 뒤 1승 1패인 상황에서 3차전을 치러 패배한 팀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적은 없었다. KT가 5차전을 잡는다면 0%의 확률을 깨게 된다.
운명의 5차전,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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