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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선발 투수가 나밖에 없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2024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했다.
올해 잦은 부상과 개인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상당히 긴 공백기를 가졌던 다르빗슈는 9월이 돼서야 메이저리그 마운드로 돌아왔다. 하지만 공백기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 다르빗슈는 9월에만 5경기에 등판해 미·일 통산 203번째 승리를 손헤 넣는 등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55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 좋은 기세가 포스트시즌으로도 이어졌다.
등판 간격상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선발 등판이 불가능했던 다르빗슈는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베테랑의 각오였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는 다르빗슈가 불펜으로 등판할 기회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디비전시리즈 선발을 준비할 수 있게 됐고, 1패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지난 7일 다저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다르빗슈의 투구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다르빗슈는 2회말 수비에서 한 점을 내줬지만, 무려 7이닝을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 투구를 선보였고, 샌디에이고는 이를 바탕으로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해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전인미답'의 54홈런-59도루의 오타니 쇼헤이를 3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어냈던 것이 주효했다.
다르빗슈의 호투를 바탕으로 1승 1패로 다저스와 맞서게 된 샌디에이고는 지난 3차전까지 손에 넣으며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까지 단 1승만 남겨뒀는데, 전날(10일) 3일 휴식 밖에 취하지 못한 선발 딜런 시즈가 일찍부터 무너지는 등 0-8로 완패하면서, 11일 다저스와 맞대결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올해 다저스를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던 다르빗슈가 다시 한번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역시 5차전의 관건도 오타니를 막아내는 것이다. 다르빗슈는 지난 2차전을 치르기 전까지 오타니와 맞대결에서 5타수 1안타로 매우 강한 모습이었는데,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한 오타니를 막아내기 위해서 많은 변화를 줬었다. 그는 "오타니는 굉장히 머리가 좋다. 때문에 나도 많은 생각을 했다. 1구, 1구 반응을 보면서 던졌고, 세트 포지션에서 시간을 길게 가져가거나 다리를 들고 있는 시간을 바꾸는 등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도 11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다르빗슈를 리스펙했다. 오타니는 "지난 투구는 훌륭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잘 던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내일(12일)은 야마모토와 맞대결도 있고, 기대를 하고 있다. (다르빗슈 선배가) 어떤 투구를 하게 될지 부담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기대하고 있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12일 경기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맞대결이지만, 어쩌면 일본인 선수들의 잔치가 될 수도 있다. 당초 다저스는 5차전 선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최종적으로 야마모토가 선발 등판하는 것이 확정됐다. 상황에 따라 다르빗슈와 마쓰이 유키, 오타니, 야마모토가 모두 출격할 수 있다. 다르빗슈는 "야마모토와 붙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한 선수인데, 이런 무대에서 함께 던질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어 다르빗슈는 '야마모토와 맞대결이 싫은가? 환영인가?'라는 물음에 "둘 다 아니다. 물론 이런 무대에서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다. 야마모토도 그에 맞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닝 중간에 상대 투수의 투구를 보지 않기 때문에 나는 내가 할 일만 하겠다"며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일본 선수가 뛰게 됐다'는 말에 "매우 기쁜 일이다. 옛날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르빗슈는 어떻게든 다저스를 잡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현재 선발 투수가 나밖에 없어서 등판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며 "지금까지의 경험이 도움이 될진 모르겠지만, 현재 나는 완전히 침착하다. 팀과 팬분들이 많은 기대를 해주실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가 이길 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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