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당시 패배 설욕해야죠."
LG 트윈스 토종 에이스 임찬규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벼랑 끝에 몰린 LG다. 대구에서 열린 1차전과 2차전 모두 무릎을 꿇었다. 특히, 마운드가 흔들렸다.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을 하며 삼성에 분위기를 내줬다. 1패만 더 하면 가을야구가 끝나는 상황, 임찬규가 선발로 출격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임찬규는 친정팀 LG와 4년 총액 50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20억 원, 인센티브 24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후 임찬규는 25경기 10승 6패 1홀드 134이닝 42볼넷 136탈삼진 평균자책점 3.83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9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LG의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도왔다.
임찬규의 활약은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올 시즌 전까지 임찬규는 가을에 약한 모습이었다. 6경기 1승 1패 9⅔이닝 5사사구 9탈삼진 평균자책점 6.52를 마크했는데, 올 시즌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KT에 1차전을 내주며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시점 선발 마운드에 올라 5⅓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선발승이었다.
이어 2승 2패로 팽팽한 상황 마지막 5차전 선발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다시 한번 호투쇼를 펼치며 LG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준플레이오프 2경기 11⅓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평균자책점 1.59를 마크, 기자단 투표 67표 중 34표를 받으며 준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했다.
임찬규는 LG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들으며 다시 공을 던진다. 지난 11일 MVP로 선정된 뒤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임찬규는 "LG 팬들의 응원 분위기를 느꼈다. 제가 엘리미네이션 게임에서 좋았던 기억이 없었는데, 팬들이 기다리셨을 것이다. 이제는 터프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들어간다. 크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와 삼성은 지난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이후 가을야구 무대에서 격돌한 적이 없었다. 무려 22년 만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이다. 당시 LG는 삼성에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엘린이' 출신 임찬규에게는 아픈 기억이다.
임찬규는 설욕을 다짐했다. 그는 "팀 승리가 가장 큰 목표다. 개인적으로 어렸을 때 LG 야구를 보며 2002년 삼성과의 경기가 생각났다. 꼭 올라갔으면 했는데, 당시 패배를 설욕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임찬규가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희망을 살릴 수 있을까. 17일 그의 어깨에 LG의 운명이 달렸다.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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