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예전의 난 훈련받지 않은, 발버둥 치는 야생마 같았죠."
마이데일리는 1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 출연한 정우를 만나 연기와 작품에 관해 얘기 나눴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는 수사는 본업, 뒷돈은 부업인 두 형사가 인생 역전을 위해 완전 범죄를 꿈꾸며 '더러운 돈'에 손을 댄 후 계획에 없던 사고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정우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이후 약 10년간 드라마를 못 했다며 "'응답하라' 이후 나와 맞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했다. 내가 한 것에 비해 너무 많은 걸 누리게 됐다. 열심히 한 건 모든 작품이 똑같다. 이 '버터끼(?)'를 좀 걷어내고 싶었달까. 감당을 못했다. 그래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의 시작인 영화로 돌아갔다. 바닥부터 다시 다지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묻자 "소위 말해 작품이 붕 떴는데 같이 뜨고 싶지 않았다. 인기도 중요하고 대중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배우로서 본질을 다시 찾고 싶었다. 그래서 차기작도 1년이 걸렸다. 주변에서 왜 빨리 안 하냐는 얘기도 많이 했다. 배우로서 고집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바뀌었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며 "전엔 영화제에 거의 간 적이 없다. 관계자들이 많아서 그 자리가 힘들었다. 손짓 하나, 발짓 하나, 말 한마디 검사받는 것 같았다. 쫑파티도, 촬영 전 회식 자리도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었다. '더러운 돈'을 찍을 때가 딱 그랬다. 현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를 만나고 많이 바뀌었다. 대표님을 비롯해 회사에 수많은 베테랑 배우들이 있다. 그들과 대화하면서 그 시기를 이겨낼 방법들을 찾았다. 이번에 참석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낯설지 않았고, 몰랐던 동료들을 만나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정우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했다. 프로니까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하는 일이다. 즐겁고 행복하지 않으면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성적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응답하라'조차 잘될 거라고 아무도 예상 못 했다. 근데 난 그게 중요하다고 착각하고 살았다. 사실 진짜 중요한 건 과정이고,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치열함을 겪었어야 했는데 내 욕망에만 휩싸였던 거다"며 배우로서 성숙해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한편,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