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 "팬들의 성원 보답하기 위해 야구하는 것 아니겠는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LG 트윈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LG의 핵심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케이시 켈리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정규 시즌 11경기(9선발)에 등판해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47이닝 16볼넷 55탈삼진 평균자책점 4.02를 마크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포스트시즌 에르난데스를 불펜 자원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르난데스는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구원 등판했다.
성공적이었다. 에르난데스는 KT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기록은 1홀드 2세이브 7⅓이닝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이었다. 시리즈 MVP는 임찬규의 품으로 갔지만, 에르난데스 역시 MVP급 활약을 펼쳤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에르난데스의 호투쇼는 이어졌다. 1차전과 2차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한 그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3차전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7회초 2사 후 김영웅에게 3루타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지만,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8회초에는 1사 후 김지찬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대타 김성윤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해 숨을 고른 뒤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 타구를 유도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9회초 에르난데스의 투구는 압권이었다.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이성규와 김영웅까지 모두 삼진으로 처리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르난데스는 "마운드에 올라갈 때마다 항상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운드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마인드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더 던질 수 있었다. 연장을 갔다면 나갔을 것이다. 2경기를 졌고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고 밝혔다.
2사 3루 위기를 회상한 에르난데스는 "박동원의 사인을 전적으로 믿고 던졌다. 박동원은 KBO에서 오래 뛴 베테랑이고 훌륭한 선수다"며 "모두가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위기를 넘긴 비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엄청난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엘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과 비교돼 붙은 이름이다. 그는 "영광이다"며 "야구를 하는 이유가 팬들이 저희를 챙겨주고 구단 스태프도 선수를 챙겨주기 때문이다. 그런 분들의 성원을 보답하기 위해 야구를 하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잠실=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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