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진짜, 한국시리즈 우승만 하면 안 뛰어도 된다.”
KIA 타이거즈는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이 간절하다. 10개 구단 구성원 모두 같은 마음이다. 통합우승 기회가 왔는데 놓치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데 KIA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말 이번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어야 할 주인공들이 보인다.
박찬호는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위와 같이 얘기했다. KIA의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박찬호는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이었다. 이후 전역했고,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젠 확고부동한 주전 유격수라서, 올해 우승의 한을 풀 적기다.
박찬호와 비슷한 케이스의 선수가 있다. 좌완 불펜 이준영이다. 이준영은 2016년에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고, 2017년과 2018년은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7년 전의 아쉬움을 풀 수 있다. KIA에 왼손 불펜이 풍부해서, 현 시점에서 이준영의 엔트리 승선을 장담할 순 없다.
최원준은 2017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있었으나 1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자체는 있지만, 자신이 기여하지 못한 케이스다. 최근 인터뷰서 스스로를 “반지 루팡”이라고 했다. 심지어 웃으며 “점퍼도 안 벗었다”라고 했다. 최원준도 이젠 주축 타자라서, 올해 박찬호처럼 한을 풀 기회를 잡는다.
김규성은 2016년 입단했고, 2020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때문에 2017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면 우승반지를 얻을 기회를 갖는다. 현 시점에선 엔트리 승선을 장담하지 못한다.
그런데 한국시리즈 우승의 범위를 다른 팀으로 넓히면, 사연 있는 선수들은 또 등장한다. 현재 KIA에는 2020년 NC 다이노스의 통합우승멤버가 두 명이나 있다. 주인공은 나성범과 김태군. 둘 다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반지가 있다.
그런데 김태군은 양의지(두산 베어스)에게 밀려 실제로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작년 7월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이젠 확고부동한 주전 포수. 올 시즌 우승하면 두 번째 반지를 끼지만, 의미는 남다를 것이다.
안타까움의 끝판왕(?)은 따로 있다. 장현식이다. 장현식은 2020시즌 중반까지 나성범, 김태군과 함께 NC에서 뛰었다. 그러나 그해 8월13일에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진과 함께 KIA 유니폼을 입었다.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멤버가 되지 못했다. 이후 장현식은 KIA에서 핵심 불펜으로 거듭났다. 4년만에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를 잡는다.
이밖에 베테랑 서건창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2021시즌 중반 키움 히어로즈에서 LG 트윈스로 트레이드 된 뒤 작년까지 뛰었다. 단, 서건창은 2023년 LG 통합우승 멤버라고 보긴 어렵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주축멤버가 아니었다. 올해 KIA 유니폼을 입고 부활에 성공한 뒤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 획득에 나선다. 백업이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은 확실하다.
현재 한국시리즈 대비훈련을 하는 선수들 중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한국시리즈 엔트리 등록 기준)는 양현종(2009, 2017), 임기영(2017), 김태군(2020 NC), 나성범(2020 NC), 한승택(2017), 김선빈(2017), 최원준(2017), 최형우(2011~2014 삼성 라이온즈, 2017) 등 8명이다. 경험만 따지면 역시 최형우가 압도적이다. KIA의 2009년과 2017년 우승을 모두 경험한 선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김선빈은 2009년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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