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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 박승환 기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류중일 감독은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박성한(SSG)과 김주원, 김휘집(이상 NC)로 구성된 3명의 유격수 예비 자원 중 1명은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격수 자원 중에서 가장 생존 확률이 높은 선수는 박성한이다. 박성한은 올해 137경기에 출전해 147안타 10홈런 67타점 78득점 13도루 타율 0.301 OPS 0.791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터뜨리면서 장타율을 비롯해 출루율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박성한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이어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데 성공했다.
29일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박성한은 '주전 유격수가 유력하다'는 말에 "감독님께서 정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준비는 잘하고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풀타임으로 뛰면서 많은 경기를 경험했다. 그러나 또 대표팀은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훈련을 할 때 살짝 긴장도 되더라. 그래도 조금씩 하다 보니 긴장도 풀리는 것 같다. 시즌 때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은 박성한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2021시즌부터였다. 2021년 박성한은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주전으로 도약했고, 매년 조금씩 성적을 끌어올리면서, 올해는 골든글러브까지 노려볼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냈다. 어떤 요소가 눈에 띄는 성장을 만들어냈을까. 박성한은 '목표'를 꼽았다.
박성한은 "제가 스스로에게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 스텝업은 했지만, 그만큼의 성적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더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높은 수치를 잡았던 것일까. 그는 "목표가 너무 소박한 것 같아서, 올해 목표를 유독 높게 잡았다. 그래야만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안타 250개를 잡았다"고 밝혔다.
250안타. 터무니없는 목표이지만, 한계점을 두지 않고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기 위한 설정이었다. 그 결과는 최고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올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게 됐고,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합류해 태극마크를 달게 됐기 때문이다. 박성한은 "그렇게 설정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면서 경기를 했다.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28일) 대표팀은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기 위해 회식을 진행했다. 박성한은 "소고기를 먹었다"며 "어제는 친목을 다지기 위한 자리였던 만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다. 주장 (송)성문이 형이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니,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했고, 선수들과는 각 팀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먹서먹했던 것도 많이 풀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최종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같은 포지션의 김주원, 김휘집과 훈련은 어떨까. 그는 "두 선수 모두 가진 것도 너무 좋다. 각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에 나갔고, 주전이기 때문에 개성도 있고, 잘한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하는 것만 봐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물론 경쟁은 하겠지만, 긴장을 하진 않는다. 서로 물어볼 것이 있다면, 도와가면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성한은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손꼽힌 류중일 감독의 피드백을 비롯해 홍창기, 송성문 등 다른 선수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노하우와 장점을 흡수하며 대표팀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나가고 있다.
끝으로 박성한은 "수비와 공격 모두 욕심이 나지만, 유격수는 수비가 우선이다. 내게 공이 온다면 다 잡는다는 생각"이라면서도 "타격에서 나보다 잘 치는 형들도 많지만, 내가 더 잘하면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공격과 수비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고척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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